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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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너무나도 흡입력이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자라셨다는 분이, 이 정도로 우리 나라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추리소설을 쓸 수 있다는데 놀라고 감탄했습니다. 그런데 번역 과정에서 조선시대스럽지 못한 단어 선택으로 순간 순간 몰입이 깨지는 장면들이 있어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번역자 분도 여러모로 고민하시고 노력하셔서 번역하셨겠지만, 조선 초기에 '탐정'이 왠말이며, 조선 초기에 거의 쓰이지 않은 화폐가 제주도 일반 도민들이, 그것도 '동전'(엽전)을 사용했다는 설정이나 아직 세종 때인데 집필도 시작 않은 '경국대전'은 또 왜 등장하는지...이 밖에도 '항구'(포구나 나루), '악마'(악귀) 등 아주 사소한 것들인데 몰입해서 읽다가 시대적 배경에 맞지 않아 맥이 탁 풀리게 하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의 기본 설정인 주인공이 원래 제주도에 살다가, 목포로 갔다가 다시 제주도로 오는 설정인데...조선시대 전, 고려 중기까지는 거의 독립국가 였던 탓에 뭍과의 교류도 많지 않고 심지어 함부로 입도하거나 출도하는 것도 어려웠던 것으로 아는데...뭐...조선 초기에는 아니였을 수도 있고 기본 설정이니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단어 선택이나 표현적인 부분들에서 좀더 다듬어진다면 더 완벽한 소설이 될 것 같습니다. 초반에 이런 부분들 때문에 몰입이 깨져 몇번이나 책을 내려 놓았다가 중반 이후부터는 이야기에 몰입되어 몰아쳐서 봤네요. 재밌게 보고나니, 소소한 표현들이 더 아쉬움으로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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