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당신의 추천 도서는?

3년만에 출간된 하루키의 소설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치열한 문학적 열정이건 경박한 문화적 패션이건, 어쨌든 하루키는 하나의 현상(신드롬)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중요하건 아니면 거품이건간에 전문가라면 어쨌든 신드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우기 노벨문학상 후보작가이자 동시에 베스트셀러작가라는 경천동지할 유니크한 현상인 바에야. 하여 우리는 그를 읽을 수밖에 없다. 그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밝혀야 하는 과제뿐만 아니라 진짜건 혹은 가짜건간에 어째서 그런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밝혀야 하는 또 하나의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은 순례와 회귀라는 구조와 여자와 죽음이란 상징, 그리고 감각적 문체라는 전성기의 하루키표 제작방식을 충실히 따른 작품이다. 그의 제작방식에 시대와 현실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울림을 주는 무엇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겉보기와는 달리 시대와 현실이 사실 변한 것이 없는 것인지, 우리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노르웨이의 숲'부터 착실히 그의 궤적을 따라온 독자라면, 이 질문을 자신에게도 던져보아야 한다. 많은 것이 변했음에도 그에게 여전히 나에게 울림을 주는 무엇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겉보기와는 달리, 사실 나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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