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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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쿠다'는 제주도 말로 '하겠습니다'라는 뜻,
그러니까 하쿠다 사진관은
'무엇이든 멋지게 촬영하는 사진관'이란 뜻이지."

📖
서울살이에 지쳐 훌쩍 떠나온 제주.
이제 스물다섯인 '제비'는 행복했던 제주에서의 한달살기가 끝나자 다시금 미래에 대한 불안에 휩싸인다.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도,친구도 없는 서울로 다시 돌아가 직장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까.

멍 때리며 걷던 그 해변에서 제비는 한 남자와 부딪혀 휴대폰이 완전히 망가지고 만다.
남자는 오히려 '옆을 똑바로 보고 다니라.'며 욕을 하더니 가버리고,
주변 사람들까지 흘끗대자 제비는 서러움과 당혹감에 무작정 길을 빠져나온다.

그러다 발견한 빛바랜 현수막.

<놀당갑써! 대왕물꾸럭마을!🐙>

그러다 눈에 띈 벼랑 위 하얀 이층 건물을 보고 목이나 축이려 들어왔는데 와서 보니 여긴 카페가 아니라 사진관이었다.

1층은 카페로 운영중인 것 같아 조심스레 들어온 제비는 마침 손이 없어 곤란한 상황이던 사장 '석영'을 돕게 되고 그렇게 근로계약까지 맺게 된다.

사진으로는 상까지 받았지만 마케팅은 영 꽝인 훈남 사장 '석영'과
우연히 굴러들어온 만능 재주꾼 '제비'의 <하쿠다 사진관> 알리기 대작전!

석영의 SNS 사진 계정엔 팔로워 서른 명 남짓.
제비는 계정을 관리하며 며칠 사이에 팔로워를 열 배로 늘린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알려지며 온갖 사연의 손님들이 하쿠다 사진관을 방문한다.

<하쿠다 사진관에서는 당신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남겨드립니다. 촬영이 끝나면 1층에서 맛있는 음식과 술을 마시며 스크린으로 사진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하쿠다 사진관에 어서오세요!>

✏️
표지가 참 제주스럽고 예쁘다 싶어 찾아봤더니,
#귤색헤드라이트 #이현미 님의 일러스트였다.

표지를 그린 사람은 제주 토박이, 글을 쓴 사람은 어릴 적 잠시 살았던 제주를 그리워하며 어느덧 엄마가 되었다.

이들이 그린 제주의 사계절과 해녀의 삶, 다양한 이유로 제주를 찾은 이들의 이야기 등이 이 한 권에 귤향 가득히 담겨있다.

몸이 바빠 전처럼 자주 제주에 가진 못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제주에 잠시 살다 나온 듯하다.

갓 잡은 신선한 해산물로 만들어 먹는 집밥이라던지 무뚝뚝해보여도 한 번 마음을 열면 가족처럼 받아주는 도민들, 석영과 마찬가지로 육지에서 건너와 텃세를 견뎌내며 그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까지.

제주향 물씬 나면서 사람 사는 얘기가 다채로웠고 책을 덮자 제주가 더욱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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