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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초록 천막 1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10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승주연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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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역사와 그 시대를 관통한 인간군상. 혼란한 시대 속에서도 문학과 예술을 향한 애정과 욕망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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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artamento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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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 기후 위기 시대의 자본론
사이토 고헤이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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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초 팔로우하고 있던 다다서재에서 신간 소식이 올라왔다. 처음 보는 저자와 강렬한 표지가 이목을 끌었다. 마침 10월에 환경 독서토론 모임에서 진행하는 주제가 ‘소비’였기 때문에 관련 도서를 읽으면서 현대인들을 소비지상주의로 부추기는 ‘자본주의'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 때였다. 자본주의에 대해 내가 ‘안다'고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얼마나 될까? 본질이 궁금해 지던 찰나 자본주의는 지속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책을 만났고 궁금한 마음을 솔직히 담아 서평 신청을 했다. 


10월 환경 독서모임을 마무리하고, 11월 모임의 주제를 ‘탈성장'으로 결정하고 나니 다다서재에서 보내주신 책이 도착했다.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적을수록 풍요롭다> 등 ‘탈성장'과 관련된 책들을 읽고 있었다. 이 책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얼마나 강한 어조로 담겨있는지는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들과 나란히 놓고만 봐도 느껴졌다. 추리소설 코너에 있을 법한 빨간 표지와 검정색 띠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만큼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의 글투역시 직설적이고 힘이있었다.


목차를 살펴보니 ‘마르크스'와 ‘코뮤니즘'이란 단어가 보였다. 자본주의의 한계를 설명하기 위한 것 같은데 어렴풋이 알고 있는 얕은 지식에 편견을 갖지 않기 위해 책과 저자의 이력에 대해 더 찾아보지 않고 바로 읽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떠오르는 환경 이슈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또 앞으로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알기 위해서 이런 책들을 꾸준히 읽어오고 모임을 만들고 있는데 다양한 책을 읽을수록 궁금함이 해결되는 부분보다는 여전히 남아있는 의문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친환경은 정말로 ‘친'환경 인지 같은 것. 


확실히 사회 분위기는 1년 전과 다르게 환경 문제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기후 위기와 에코 라이프를 다루는 책도 많이 출간되었고 비건에 대한 인식도 예전과는 같지 않으며,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이나 리필숍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면 여전히 아쉽고 걱정이 든다. 기업이나 정부가 환경 문제를 의식해서 만들어낸 법안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얼마만큼의 실효성이 있는지는 위급한 현상에 비하면 도움이 되지 못할 정도로 미미하고, 어떻게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는 걸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가 텀블러와 에코백, 대나무 펄프를 사용한 휴지나 키친타올 등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는 것은 도움이 될까? 이런 소비를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선택이 정말로 환경에 도움이 되는 소비인지 의심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저자 역시 책의 도입부에 이런 현실을 꼬집으며 그런 선의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환경을 생각해서 들이는 작은 노력이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말한다. 나는 여태껏 ‘그래도' 작은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고 믿어왔기 때문에 뜨끔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우리의 편리한 생활양식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착취와 희생으로 얻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본주의는 내부의 모순을 다른 곳으로 전가하여 보이지 않게 한다. 그 전가로 인해 모순이 더욱 심각해지는 참상이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41쪽


이런 설명에서 여태껏 읽어왔던 숱한 책들의 메시지와 연결되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저 깊은 바다에서 어떤 생물의 희생을 대가로 석유와 광물을 획득하는지 알지 못한다. 모든 것이 손쉽게 선택하도록 보기 좋게 진열된 도시에서는 그 뒤로 버려지는 쓰레기가 어디로 가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혹은 어떻게 처리되지 못해서 어디에 쌓이는지 알지 못하는 것처럼.


저자는 마르크스의 주장을 해석하여 자본주의의 한계를 설명한다. 친환경적 소비, 경제 성장을 이룩하면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성립 불가능한 논리라는 것을 보여준다. 테슬라나 애플 같은 기업은 제품 생산을 위한 노동 착취나 자원 낭비에는 눈감고 있으면서 오히려 기술 혁신으로 환경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 처럼 사람들을 그럴듯하게 속인다.책을 읽다 보면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하게 된다. 내가 새 아이폰을 구입하는 것은 무엇을 소비하는 것인지. 새로운 기술과 기기에 대한 소유욕 혹은 과시를 위한 욕심은 무엇을 대가로 하는지. 비단 새로운 휴대기기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쉽고 빠르게 소비하는 모든 것들이 이 논리에 해당된다. 


그래서 저자는 마르크스의 코뮤니즘을 해석하여 공공재로서 노동력과 자본을 나눌 것을 말한다. 쓸데없는 상품과 서비스를 위해 소모되는 자원과 노동력을 줄이고 진정으로 의미있고 필요한 생산만을 하자고 말한다. 자본주의의 모순과 이것이 지속 가능한 체제가 아니기에 공공재로서 진짜 가치를 나누자는 설명은 이론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과연 이게 실현 가능한 일일까?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사사로운 욕망과 강력하게 결합되어 있고 우리는 견고하게 세워진 자본주의의 세계에서 매일 자본과 에너지를 소비하며 살아가니까. 


오늘날의 문제의 근원에 대해, 자본주의의 모순과 한계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매우 흥미롭다. 환경 문제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의 세계를, 앞으로의 삶의 방식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우리는 한 번쯤 읽어보고 생각해 볼 만하다. 사회 체제 전체를 한순간에 바꿔버릴 수는 없겠지만, 커먼(공공재)을 확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것, 이러한 학문의 흐름도 있다는 것을 선택지의 하나로써 존중하고 염두해 둔다면 앞으로 더 막막해질 순간이 왔을 때 어떻게든 도움이 될 의견이란 생각이 든다. 


환경 문제가 활발하게 대두되는 시점일수록 자본은 친환경이란 단어를 들먹이며 꾸준히 소비자에게 면죄부를 팔 것이다. 우리가 자본주의의 원리와 본질을 이해하면서도 이런 활동에 꾸준히 가담한다면 이는 환경과 지구에 대한 우리의 기만행위가 될 것이다. 저자가 코뮤니즘이 답이 될 것이라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미래 생활상에 대한 다른 제안과 이론의 한계를 설명하며 비판한 부분들을 특히나 흥미롭게 읽었다. 사이토 고헤이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그의 이론이 100% 맞는다고 확신하기보다 마르크스 렌즈로 오늘날의 자본주의를 설명한 부분이 굉장히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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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페어 컬처 - 쓰고 버리는 시대,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하는 삶
볼프강 M. 헤클 지음, 조연주 옮김 / 양철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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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페어 컬처 / 볼프강 M. 헤클

쓰고 버리는 시대,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하는 삶



수리와 수선은 자연스럽다

나는 책의 초반에 자연의 플랜(자연은 오류를 범하며, 그 오류를 자연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라도 다시 고친다. 27쪽)을 설명한 부분을 특히나 흥미롭게 읽었는데 수리와 수선의 개념을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연은 어딘가 불완전하고 완벽하지 않을 때, 어딘가 고장 났을 때 그것을 고쳐나간다. 하지만 절대적인 무결함이나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더는 발전할 수 없는 어떤 체계가 될 테니 말이다. 32쪽


생명은 자가 치유력으로 스스로를 고쳐나가는 능력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보았을 때, 물건은 이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 물건을 사용하는 인간에게 수리와 수선이 결코 먼 개념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자연은 오류가 있을 때 그것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 그게 완벽한 모습으로 대체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떻게든 살아남는 쪽으로 방향을 튼다.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생명이 유지된다는 점이 자연스럽다. 그러니 우리가 물건을 너무 쉽게 쓰고 버리는 것,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쓰임의 흐름을 단칼에 끊어버리는 행위는 부자연스러움에 가깝지 않을까. 




잃어버린 문제 해결능력

보통 내가 사용하다 망가뜨리는 물건은 대부분이 업사이클링이 가능한 카테고리에 속한다. 하지만 약간의 도전을 요하는 일들 예컨대 화장실 세면대의 배관에 문제가 생겼다거나 부엌 수전을 교체해야 하는 일 앞에서 나는 쭈뼛거린다. 관심 있는 것들은 들여다보며 시선을 주지만 흥미가 없는 것들, 내가 손대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규정한 것은 요리조리 살펴보며 구조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고쳐줄 누군가의 손을 기다리거나 그들의 능력을 빌려야만 해결할 수 있었다. 


주위에 주방 수전쯤은 뚝딱 분리해내고 새것으로 교체를 시도하는 친구가 있다. 이런 것도 할 줄 알아?라고 물었을 때 ‘안되면 해보는 거지’하며 유쾌하게 몽키스패너를 집어 드는 친구의 삶에는 다시 쓰고 고쳐 쓰는 것들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주워온 나뭇가지로 집을 장식하거나 자투리 천을 가리개로 활용하거나 오래되어 닳았지만 버리지 않고 사용하는 주방도구 같은 것들이. 아마도 그녀는 스스로 고치고 창조해내는 일의 즐거움을 일찍이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쓴 헤클 교수 역시 물건을 고쳐서 쓸모를 연장시켜주었던 작은 기쁨을 평생 누적해 온 사람으로 이런 태도가 기반이 되어 근본적으로 무슨 일이건 직접 끝까지 파헤치려는 사람이 되었다고 말한다.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뭔가를 고치며 다른 이를 도와주는 경험은, 우리에게 그 어떤 것보다 큰 해방감을 안겨준다. 무슨 물건이든 직접 다룰 수 있다는 사실은 자기 확신을 강화시켜준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질수록 의욕이 커지고, 더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호기심을 가지고 주변을 살피게 된다. 17쪽


리페어 컬처는 지식과 능력, 분석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지만 또한 삶의 지혜와 가치관 그리고 무엇보다 세심함에 기초하고 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물질적인 것들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곧 인간으로서의 나에 대해서도 뭔가를 말해준다. 100쪽.


미국 작가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에는 불에 탄 집을 철거하고 다시 짓거나 자동차를 수리하는 사람들의 묘사가 나온다. <스토너>를 읽으면서 옛날 사람들은 다 고칠 줄 아는구나 하고 생각했던 게 기억이 났다. 현대인들은 직접 차를 수리하지 않는다. 전문가가 따로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스스로 차를 수리하는 데 쓸 시간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한때는 기술자가 아닌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도 이런 걸 할 줄 알았다. 마치 문제 해결능력이 생존의 조건인 것처럼. 




당신은 어떤 소비자인가?

일부 환경 도서들은 대부분 ‘어떻게’에 집중해 노하우를 전하려고 하는 반면 이 책은 ‘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하나의 부품 교체를 위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본인의 이야기를 예로 삼아 자신처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되려 합당한 비용으로 제품을 고쳐 쓰는 것이 가능하도록 기업에 요구할 수 있는 소비자가 될 수 있는지를 물어본다. 


우리는 수명이 짧은 제품들에 이미 너무 많이 익숙해져 있다. 79쪽


제품을 디자인할 때부터 수리가 유효한 일정 시점까지 합당한 비용으로 제품을 고쳐 쓰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어떤 제품을 만들든 우리는 기술의 진부가 가져다주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재활용 가능성과 지구의 자원 상황 및 생태와 에너지의 전체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간단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74쪽


나는 무언가를 고치고 오래오래 쓰는 사람인가? 하고 자문해본다. 물건이 고장 나지 않도록 주의해서 사용하지만 그 기능을 잃을 때에는 마음속에서 양가감정이 생긴다는 걸 알아챘다. 물건이 헤지거나 망가지면 그것을 좋아하고 아꼈던 시간과 추억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내 ‘새것’을 살 수 있다는 기대에 살짝 들뜬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은 옛 물건에 대한 아쉬움과 집요함을 너무나도 쉽게 이겨버린다. 결국은 건강하게 정립되지 못한 나의 신조가 소비주의 문화 속에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전혀 문제없는 부분까지 교체해야 한다면 환경에 대한 고민은 어디로 간걸까? 58쪽


효율성을 높이고 더 값싼 재료를 쓰면서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쓰고 버리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사회는 수명이 긴 제품을 더는 가치 있는 물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고쳐 쓰는 것 또한 무의미한 태도로 간주해버린다. 87쪽




결국 나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는 것은 나의 생활 반경을, 주변의 사물을 대하는 태도와도 긴밀히 연결된다. 헤클 교수는 바로 이 점을 지적하며 우리를 게으른 소비자로 내모는 산업의 흐름에서 벗어나, 더 지혜롭게 일상을 가꾸자고 말한다. 



내게는 스마트한 기기보다 스마트한 인간이 먼저고, 또 더 좋다. 스마트한 인간이 진정으로 스마트한 제품들을 만들고 이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어마어마하게 쏟아져나오는 제품들 사이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우리 소비자들이 구분할 수 없는 상태라면, 그건 제대로 된 발전이라고 볼 수 없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스마트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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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물에 대하여 - 2022 우수환경도서
안드리 스나이어 마그나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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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여름의 장마는 우리가 알던 그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이번 장마는 유독 길고 지긋지긋'하다고 말할 때,
어떤 사람들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 위기 입니다'라고 표현했다.
그게 맞는 말 같았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쏟아지는 비를 보면 무섭고 겁이 났으니까. 영화 <투모로우> 를 보고 느꼈던 충격과 공포가 현실이 될 것만 같다.

환경 오염의 심각성과 기후 위기에 대한 이야기 앞에 사람들은 진지한 현실조차 지금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것처럼 여긴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만큼은 괜찮지 않을까 하는. 책을 통해 이런 안일함 조차도 인간의 시간에서 바라보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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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시간에서 100년은 찰나와 같다. 수백만 년 걸리던 과정이 100년 만에 일어난다는 것은 폭발에 버금가는 속도다. (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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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느낀 두려움은 롤러코스터의 열차가 가장 높은 곳을 향해 착착 나아가는 느낌과 닮았다. 열차는 정상에 도달하면 아주 잠깐 멈추었다가 수 십 미터 아래로 추락한다. 떨어지고 끌려가는 동안은 정신이 없으니 결국 가장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은 열차가 출발하고 난 직후인 셈인데, 우리는 이제 되돌릴 수 없으니 체념하고만 있어야 할까? 심각한 문제가 커지는 것을 목도하는 집단 무감동을 우리는 지구적 책임감으로 바꿔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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