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디톡스 - 쾌락과 고통에 지배당한 뇌를 되돌려라
애나 렘키 지음, 고빛샘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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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야 할 것과 먹을 것, 해야 할 일들과 사람들의 흥미와 관심을 이끄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고 그것을 소비하는 시간은 점점 더 단축되는 것 같다. 세상은 이미 너무 빠르다(한국, 서울은 더욱더). 언제나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고 빠르게 잊혀진다. 이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 중에 무언가에 중독되지 않은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책을 읽어보니 초반부터 내가 ‘중독’이란 단어의 뉘앙스가 주는 함정에 빠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술, 도박, 게임, 유흥만이 중독일까? 내가 일상적으로 고집하는 독서나 운동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해 ‘강박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도파민 디톡스 트래커’라는 노트와 함께 구성이 되어있는데 자신이 중독된 활동이나 대상, 행위를 스스로 점검해 보고 그것을 강박적으로 소비하지 않게끔 체크할 수 있다. 노트를 살펴보면서 나는 불안과 통제에 대한 강박이 조금 있는 것 같다고 셀프 진단을 내려보았다. (테스트나 상담을 통해 명확하게 걸러낸 답은 아니지만.) 나는 어떤 과잉 자극에 빠져있을까? (설탕? 인정? SNS? 웹툰?) 이 궁금증으로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전작인 ‹ 도파민네이션 › (인간이 중독에 빠지는 이유를 의지나 도덕성의 결핍이 아니라 쾌락과 고통을 지휘하는 신경물질, 도파민에서 찾고,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을 찾는 법을 담고 있는)에서 나아가, 과잉 자극에 빠진 현대인들이 중독에서 벗어나 다시 정신 건강을 회복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DOPAMINE의 머리글자를 딴 챕터들로 구성한 점(데이터 Data, 목표 Objectives, 문제 Problems… 이런 식으로) 과 점진적으로 실천해서 마치 이 책을 덮을 때 즈음에는 도파민 디톡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해둔 부분에도 눈길이 간다.


내가 흥미롭게 읽은 챕터는 3장 문제 파트에서 ‘항상성’을 설명하는 파트였다.  뇌와 신경전달물질, 호르몬의 영향에 관한 연구를 읽을 때면 느껴지는 경이로움, 또는 신기함(그러나 ‘신기하다’로만 표현하기엔 어쩐지 심심한 느낌이다.)이 가득했다. 


무언가 플러스+ 쪽으로 기울어지면 그만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마이너스- 쪽으로도 기울어지게끔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 쾌락(+)을 느낀 뒤 왠지 기분이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 그런데 계속해서 쾌락(+)을 주입하면 마이너스로 기울어지기 전, 균형을 이루기도 전에 그 균형점이 바뀌어버려서 더 큰 보상을 바라게 된다는 것이. 인간은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현대인을 ‘24시간 온라인 상태인 세대’라고, 스마트폰을 ‘디지털 도파민을 전달하는 주사바늘’에 비유한 표현도 재미있었다. 



항상성을 설명한 뒤, 4장에서는 ‘현저성’(내성이 생긴 걸 알게 된 뒤 의식적으로 플러스+ 주입을 줄임으로써 보상 경로를 재설정하는 현상)의 개념이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디톡스를 위한 방법이 등장한다. 4장을 읽으면서 임상실험의 쥐처럼 내가 중독 현상을 보였던 행동들이 떠올랐다. (1. 디자인 작업할 때 봉지 과자에 집착하기: 대안을 찾지 못했다. 여전한 습관. 2. 핸드폰 게임: 늘 5-10분만 잠시 해야지 하고서 몇 시간을 하게 되는, 앱을 삭제해서 끊어냈다.) 


마지막 장까지는 스스로 도파민 디톡스를 실천하면서 꾸준히, 그리고 솔직하게 자기 자신을 관찰하며 기록하기를 요구한다. 대부분의 고민거리를 해결하고자 할 때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여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하듯이, 쾌락적 사회에서 중독의 굴레를 끊어내는 방법 또한 객관적으로 자신을 살피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 


책과 함께 살펴본 결과 독서나 운동 같은 것이 일상에해로울 정도 심각한 아니므로 내가 이것에 중독되었다고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불안 기저에 두고 일어나는 일들이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는 같으므로, 테마에 있어서는 조금 솔직하게 인과관계를 트래킹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속가능한 만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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