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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만세 - 100%의 세계를 만드는 일
리베카 리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3년 10월
평점 :
어떤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직업 에세이’를 좋아한다. 관심 있는 분야의 종사자가 직접 들려주는 말들을 읽다 보면, 내가 왜 이 세계를 좋아하는지 같은 마음일 때가 있어 응원하게 되고, 그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어렴풋하게나마 공감해 볼 수 있으니까. 그런 식으로 한 세계를 둘러싼 인물들의 고군분투기를 읽고 나면 애정의 마음은 더욱 커지고, 나도 내가 몸담은 자리에서 더 열심히 임하고 싶어진다.
『편집 만세』는 좋은 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낱낱이 탐색해 알려주는 책이다. 세련된 표지 디자인으로 유명한 영미권 출판사 펭귄의 편집장 리베카 리가 20년간 편집 일을 하며 경험한 것들을 녹여냈다.
이시하라 사토미가 연기한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를 본 적 있다면, 혹은 출판사 제철소에서 출간된 『출판하는 마음』을 읽어본 적 있다면 이쪽 세계에 대한 이해가 훨씬 쉬울 것이다.
❝좋은 교열자는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이 이 세계에 들어와도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한다.❞ p.105
❝그 어떤 경험, 시련, 훈련, 상식 퀴즈, 사소한 탐닉, 집착, 취해서 혹은 맨 정신으로 나누는 대화도 교열 편집자에게 허비되는 것이란 없다. 수년간 어지럽게 쌓아온 지식의 파편들이 결국 쓸모를 찾아가기 때문이다.❞ p.111
❝글은 가장 복잡하고도 심오한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이므로, 독자에게 좋은 글을 선사하려면 인간의 마음을 거쳐야만 한다. 그래야 의미가 통하는 최상의 글로 만들 수 있다. … 좋은 편집은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다.❞ p.130
책 한 권에는 작가들의 글을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도록 교열하는 편집자들, 글이 ‘더 잘 읽힐 수 있도록’ 세심한 고민을 이어가는 디자이너들,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다른 문화권의 독자를 글과 이어주는 번역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집약되어 있다. 그들의 모든 결정을 존중하고 싶어진다.
📚 thanks to @willbooks_p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