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단어 - 늘 따라오는 것, 쫓아오는 것, 나를 숨게 하지 않는 것, 무자비한 것, 그러나 모두에게 공평한 것
김화진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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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단어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짤막한 글로 이루어진 흄세의 첫 에세이라니!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어 호다닥 읽어보았다. ’동경’으로 유명한 김화진 작가님, ‘여름은 고작 계절‘의 김서해 작가님,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의 유선혜 작가님, ‘유령의 마음으로‘의 임선우 작가님 등 유명하면서도 독서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작가님들이 모여 있다. 또한 작가님 별로 좋아하거나 마음에 남은 단어들을 알아간다고 생각하니, 작가님을 향한 내적 친밀감이 한층 더 깊어지는 기분이다.

읽으면서 마음에 박힌 문장들이 참 많았지만, 기존에 좋아하던 작가님의 문장보다 새롭게 알게 된 번역가님의 문장이 더 마음에 깊이 남았다. 처음 알게 된 분이기도 하고, 한 단어에 이렇게 큰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더 그런 듯 하다. 각 단어별로 짤막한 글을 읽다 보면, 작가님과 한층 더 친해진 기분이다. 그리고 작가님이 살고자 하는 삶의 방향성을 알아가는 듯 해서 닮아가고 싶은 부분을 배우기도 했다.

‘나만 아는 단어‘는 10명의 작가님들이 자신에게 각별한 단어들과 그에 얽힌 일화를 글로 풀어낸 에세이라서, 한 번에 정독해서 완독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어서 좋다. 출근해서 매일 한 단어씩 읽어보며 완독의 뿌듯함을 느끼기도 좋고, 차례대로 읽을 필요 없이 좋아하는 작가 순으로 읽어봐도 무방하다. 그만큼, 읽는 데에 부담감이 없어 독서에, 에세이에 입문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린다.

P.42) 모든 존재는 저 단어의 숙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애벌레로 태어나 노쇠를 거쳐 죽는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모두 공평하다. 잘났든 못났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엇비슷하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러니 어리다고 늙었다고 불평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황유원 작가의 senescence

p.208) 이름은,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어떤 존재가 언어라는 상징을 통해서 모두와 함께 약속되는 순간이다. 그 모두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사람들이고, 나에게 이름이 붙는다는 것은 그 무한한 사람들로부터 내가 특정되는 일이다. 그들이 나의 이름을 부를 떄, 그들이 내 이름의 뜻을 알든 모르든 나는 내 이름이 품고 있는 힘의 파장을 받게 된다. 나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나는 그 이름으로부터 힘을 얻는다. 누군가가 나의 이름을 기억하고, 떠올리고, 말하고, 쓰고, 부를 때마다 나는 스스로 갈고닦고자 하는 열망이 조금씩 더해진다고 믿는다. 그렇게 심해를 닮은 지혜의 등불로 다가간다. 그것이 내 삶의 항로이다. 나로서는 그런 삶의 자세가 가장 편안하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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