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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자이나리, 찾지 않는 이름들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47
전효원 지음 / 안전가옥 / 2026년 2월
평점 :
니자이나리, 찾지 않는 이름들
국제결혼을 한 뒤 시어머니를 모시며 사는 ‘부응옥란‘은 한국말을 한국인보다 더 잘하고 같은 마을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별받으면 앞장서서 변호하는 인물이다. 옥란은 공장에서 일하는 몽골인 ‘체제크‘의 누명을 벗겨주고, 공장 주인의 조카인 김유정의 부탁을 받아 김유정의 남자친구인 ’문소평’을 찾아나선다. 옥란은 실종된 문소평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나가다 시체를 발견하고, 사건은 미궁에 휩싸인다. 과연 옥란은 실종자를 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시체의 죽음에 대한 해답을 풀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니자이나리‘가 처음 볼 때는 사람 이름인가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니자이나리’는 베트남 어로 ‘당신은 어디에 계십니까’라는 뜻이다. 아마 주인공인 옥란이 실종되었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이들에게 보내는 외침 같은 게 아닐까. 공장 주인은 자신의 집에 있는 체제크를 보고 도둑이라 확신하며 몰아세우고, 문소평이 실종되자 주변인들은 도박 때문에 빚져서 도망간 거 아니냐며 타박한다. 그럴 줄 알았다며 말하는 등장인물을 보며 그럴 수 있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들에게 조목조목 반박하는 옥란을 보며 무의식 중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긍정하고 동조했던 나를 반성하게 된다.
책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나오는 체제크는 공장에서 일하고, 문소평은 내장 가게에서 일한다. 사람들이 일하기 힘들어서 기피하는 직종이지만, 이들은 힘든 곳에서 일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그냥 타국에 일하러 온 사람들이니까. 그런데 사람들은 남들이 기피하는 일을 한다고, 몸을 많이 쓰는 일을 한다고 하면 그게 꼭 남을 무시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처럼 행동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학창 시절 내내 배웠지만 말이다. 심지어 주변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외국인이어도, 그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막 쏟아낸다. 물건을 훔친 범인으로 오해받는 체제크 씨, 중국인인 문소평 씨 등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물들의 평을 읽으면서 그럴 수 있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나도 몰랐던 내 안의 편견을 발견한 느낌이라 부끄러웠다.
서평을 쓰며 하나 더 말하고 싶던 점은 표지다. ‘니자이나리, 찾지 않는 이름들‘의 표지는 일반 책 표지의 매끈함과 달리 꺼끌거리는 촉감이다. 처음에는 표지를 만지며 후가공에 돈이 많이 들었겠네, 하는 생각을 했지만 다 읽은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표지의 까끌거림까지 ’차이’를 나타내는 것 아닐까. 표지에 있는 한자는 ‘니자이나리’다. 당신은 어디 있냐며 어둠 속에서 누군가를 찾는 듯한 표지가 이 책의 메세지를 관통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찾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 헤매며 그들이 받았던 고통과 힘듦을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하는 부응옥란. 책의 등장인물들이 너무나도 현실적이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같이 느껴졌다. 나는, 우리는, 과연 사회적 약자들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을까. 그들이 받는 차별을 외면한 채 회피하는 건 아닐까.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지만, 나는 차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이 책을 더 추천한다. 과연 내 안의 편견이 없는지 확인하기를 바라며, 서평을 끝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