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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파견 클럽 1
나카하라 카즈야 지음, 김도연 옮김 / 빈페이지 / 2025년 11월
평점 :
고양이 파견 클럽
세상은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곳임을 알려주는 따스한 고양이 이야기.
역시 고양이는 세상을 구한다. ‘고양이 파견 클럽’은 길고양이들인 ‘잘린 귀’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다.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책이다. 길고양이들의 삶은 험난하기 그지없지만, 고양이들의 캣닢바에 모여서 마타타비를 마시는 장면이나 그들끼리 서로 이야기하는 걸 읽으면서 자연스레 고양이들이 서로 이야기하는 게 머릿속에 떠오른다.
인간을 싫어하는 고양이부터 어린 고양이는 인간의 도움을 받아 구조하는 ‘NNN’ 협회 고양이 등 다양한 고양이가 나온다. 심각한 장면도 많이 나오지만 그 모든 장면에서 고양이들이 직접 싸우고, 이야기한다고 상상하면 괜스레 웃음만 나온다. 2권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감상은 한 단어로 귀결되었다. “귀엽다!!” 정말이지, 귀여워서 읽는 내내 입꼬리가 내려가지 않은 채로 행복하게 읽었다. 물론 가슴 아픈 장면도 나오지만, 씁쓸함을 떨치려 노력하는 ‘잘린 귀’의 모습을 보면 장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1권에 나온 ‘잘린 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음을 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다. ‘잘린 귀’는 자신에게 밥을 주던 할머니를 항상 찾아갔지만, 할머니의 자식들은 바빠서, 시골을 내려가는 데 돈이 많이 들어서 등의 이유로 번번히 할머니를 혼자 내버려뒀다. 그런 할머니 곁을 지킨 것은 늘 ‘잘린 귀’였지만, 할머니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다. ‘잘린 귀’도 그것을 알고 할머니 곁을 계속 맴돌지만, 장례식을 치르러 내려온 자식들은 장례 비용 문제로 다투다가 할머니의 통장을 발견하고 웃는다. 그러면서 ‘잘린 귀’를 내쫓는 장면이 나오는데, 참 아이러니했다. 핏줄로 이어진 가족보다 다 가까이 있던 건 고양이인 ‘잘린 귀’인데, 막상 내쫓긴 것도 ‘잘린 귀’다.
우는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강아지보다 사람을 덜 좋아한다는 이유로 고양이를 조금 멀리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파양당해서, 주인을 잃어버려서, 길에서 태어나서 등의 이유로 생긴 많은 길고양이들이 있다. ‘고양이 파견 클럽’은 이런 고양이들의 세상을 보다 더 넓은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책이다. ‘고양이 파견 클럽’의 고양이들은 개인을 중시하는 듯 해도 도움이 필요한 다른 고양이를 발벗고 나서서 돕는, 끈끈한 모습이 보인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이 추운 날씨에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고양이 파견 클럽’을 읽는다면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 순간을 맞이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