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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
가지 다쓰오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0월
평점 :
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읽으면서 뒤통수가 얼얼해지는 책.
줄거리
대학 교수인 도모이치는 자신의 동생인 쇼지가 살해당했다고 말한 뒤 돌아가신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고, 동생의 죽음을 파헤친다. 23년 전인 초등학생 시절에 죽은 쇼지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머니가 그렇게 말하신 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여, 진행 중인 중요한 연구를 잠시 조교에게 맡기기로 한다. 도모이치는 쇼지가 어렸을 때 맡겨진 시골에 내려가서 동생이 죽었을 당시 상황을 상세히 알아보는 과정에서 습격을 당하고, 이어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린다. 도모이치는 누명을 벗고 동생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파헤칠 수 있을까?
서평
‘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는 40년만에 복간된 작품이다. 40년 전 책이라면 무척 옛날에 쓴 작품인데, 이게 요즘 정서랑 맞을지도 궁금했고, 독자들이 끊임없는 요청으로 복간되었다 해서 기대감을 가득 안고 책을 읽었다. ‘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는 40년 전 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치밀한 복선들과 복선이 회수될 때마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얼얼함이 든다. 일본 장르 소설 전문 출판사인 ‘블루홀식스’에서 낸 책이라 믿고 읽었지만, 그 믿음에 200% 부응하는 책이라 너무 즐겁게 읽었다. 범인의 정체를 알고 난 뒤에도 페이지 수가 조금 남았길래 한달음에 읽어 내렸는데 결말까지도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그 냉혹한 결말까지도 마음에 든다. 입체적인 인물을 그려내는 작품인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정도로 순식간에 읽었다.
초반에는 인물들이 많이 나와서 이름이 조금 헷갈리는데, 인물 관계도를 그리면서 몰입하여 읽을 정도로 재밌는 책이다. 물론 인물 관계도를 그리지 않아도 되지만, 그리면서 읽으면 좀 더 몰입감이 좋아 추천하는 방법이다. 추리소설을 좀 읽은 사람이라면 이 부분이 복선이겠구나, 생각하면서 읽게 되는데 생각도 못한 부분들까지도 복선을 깔아둬서 10월 중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이다. 추리소설의 정석을 읽은 느낌이라, 왜 독자들이 40년동안 잊지 않고 복간을 부르짖었는지 알 것 같았다. 책태기를 심하게 겪고 계신 분이라면 그 책태기를 단숨에 없앨 정도로 재밌는 책이니, 꼭 읽어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