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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은 어쩌다
아밀(김지현) 지음 / 비채 / 2025년 9월
평점 :
‘멜론은 어쩌다’는 사람들 간의 관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연인 간의 관계, 부모와 자녀의 관계 등 여러 관계를 다루는데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면서도 허구를 다루고 있다. 소재 자체는 독특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 평범한 사람들은 작가님의 글에서 범상치 않은 선택을 한다. 오롯이 사랑을 위해서. 사랑이라는 감정은 단순히 에로스적인 감정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자기애도, 연인 간의 사랑도, 모두 포함되는 감정이다. 그리고 그 선택을 후회하더라도 자신의 몫임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결정을 내린다. 현실에서 사랑만을 위한 선택을 하는 건 사실 힘들기 때문에, 소설에서라도 이런 선택을 하는 인물을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
여러 단편이 있지만, <인형 눈알 붙이기>를 읽으면서 작가님이 아이돌 덕질을 해보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질을 깊게 하지 않는 이상 모르는 마음이나, 아이돌 굿즈, 그리고 이미지 변신한 연예인의 이야기는 깊게 덕질하다 탈덕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팬의 마음을 담고 있어 인상깊었다.
또한 <성별을 뛰어넘은 사랑>의 경우, 현실과 반대인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미러링된 허구를 읽다 보면, 다른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하구나를 적나라하게 알 수 있어 새로운 시각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다만 <나의 레즈비언 뱀파이어 친구>의 경우, 성적인 단어가 있는 그대로 쓰여 있어서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건 개인의 취향이고, 전반적인 글을 읽는 데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아서 참고하라는 의미에서 기술했다. ‘멜론은 어쩌다’의 모든 단편이 무척 잘 읽히고 크게 걸리는 부분 없이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서 금방 완독할 수 있다. 독특한 소재와 평범한 사람들의 범상치 않은 선택을 하는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