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보름
R. C. 셰리프 지음, 백지민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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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보름

 

 

책의 뒷표지에 써져 있는 문구가 이 책의 주제를 관통하는 문장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자주 잊어버린다. 삶은 그냥 아름답다는 것을.”

 

구월의 보름은 늦여름인 9월에 보름이라는 긴 기간 동안 보그너로 휴가를 떠나는 스티븐스 씨 가족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휴가를 보내는 15일이라는 시간 동안 가족 개개인의 감정과 행동 묘사가 수채화처럼 번지는 느낌이라, 문장을 읽었음에도 머릿속에 장면들이 그림처럼 그려졌다.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잔잔하고 여유로운 호수 같다. 읽으면 읽을수록 보그너에서 함께 휴가를 보내는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들고,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

 

사실 가족들이 매년 같은 곳으로 같은 시간에 휴가를 가기란 굉장히 어렵다. 판에 박힌 듯이 똑같이 행동하고, 똑같은 시간에 환승을 해야 하며, 매년 되풀이되더라도 가족 구성원들은 나이를 먹기 때문이다. 모두가 잘 알듯이 장성한 자녀와 매년 같은 곳으로 휴가를 가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더 이 휴가가 소중하게 느껴지고, 완벽한 휴가를 망치지 않기 위해 서로가 노력하는 모습이 남 일 같지 않았다.

 

여름을 맞아 살인 사건, 반전이 있는 추리물을 많이 읽다 보니 이 책에서도 휴가를 떠난 가족에게 어떤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 기대한 건 사실이다. 사실 끝까지 기대하면서 봤지만, 끝까지 스티븐스 가족들은 보그너에서 평온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삶에서 중요한 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일상이라고 생각한다.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는 스티븐스 가족을 보며 지금 현재, 가족과 함께 보내는 일상의 중요함을 다시금 느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없기에,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매일 매일이 특별할 필요는 없다. 평범하게 흘러가는 이 일상이, 큰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일상의 평온함에서 얻는 특별함이 있으니까. 바쁜 현대사회를 하루하루 살아내는 우리에게 이 책을 읽어보며 아무 일 없이 휴식하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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