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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극한기 - 영화 [바이러스] 원작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35
이지민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4월
평점 :
골 때린다, 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다. 심각한 상황인데 한국인 특유의 풍자들이 계속 보여서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와 읽는 내내 깔깔 거리며 재밌게 읽었다. 그러면서도 글의 주제는 잊지 않는다. 삶이란 무엇인지, 내가 살면서 가장 사랑하는 존재는 무엇일지, 내 삶이 이대로 끝난다면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인지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준달까.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가볍지만, 문장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마냥 가볍지는 않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뜨겁게 사랑해본 뒤 죽느냐, 치료 후 심심하게 살아가느냐를 고민해보게 된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사랑에 빠지게 되는 존재는 사람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신의 삶 전체에서 가장 애착을 가졌던 존재에 사랑을 느낄 수도 있고, 자신의 직업에 사랑을 느낄 수도 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삶과 사랑에 빠진 할머니가 택선과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할머니는 지난한 삶을 살면서도 끝내 그 삶을 영원히 사랑하여 열심히 사시는데, 나는 내 삶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 하고 되돌아보았다. 또한 책의 장면들이 되게 입체적으로 느껴지는데 작가님이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하신다는 이력을 보고 나니 이해되었다. 왜 영화화되었는지 이해가는 필력이랄까.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한 스푼을 잊지 않고 넣어 만든 이 책처럼, 우리의 청춘도 유머 한 가득이지만 진지함은 잃지 않는, 그래서 줏대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삶을 그렸으면 한다. 삶에 지쳐 삶의 의미를 찾아 고뇌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