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평점 :
예약주문


600페이지가 넘는 장편 소설이지만, 겁먹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책이다. 피에타에 관한 소설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읽으면서 이탈리아의 당시 배경과 도시의 풍경, 오르시니 저택과 비올라와 미모가 선명하게 그려질 만큼 서술이 잘 되어 있다.

비올라는 그 당시 여성들과는 궤를 달리 하는 사람이었다. 오빠들보다 훨씬 똑똑하고 당차지만 그 모든 것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지워졌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던 비올라는 하늘에서 추락한 이후, 많은 것들을 체념하고 포기했다. 만약 비올라가 16살에 추락하지 않았다면? 결혼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녀의 삶은 달라졌을까. 미모와의 우정을 끊기지 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미모와 비올라의 우정을 보면 과연 사랑이 우정보다 크다고 말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 서로를 가장 잘 알고 10년 뒤의 약속도 잊지 않을 만큼 서로에게 몰두하고 나보다 서로를 위하는 선택을 하는데. 이런 우정이 과연 사랑보다 작다고 말할 수 있는지. 그보다 우정과 사랑을 딱 잘라서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미모와 비올라의 유대감, 미모가 비올라를 떠올리며 만든 피에타, 비올라가 다시금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미모를 생각하다 보면 우정과 사랑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물며 자신의 신념과 어긋난 행동을 하더라도 이마저 포용한다는 건 엄청난 크기의 마음인 것 같다. 미모가 비올라를 떠올리며 피에타를 만들때의 마음은 그 크기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읽는 내내 대지진으로 비올라가 죽지 않았다면 어땠을지 상상하게 되었다. 선거에서 많은 들표차로 최초의 여성 의원이 되지 않았을까. 끝내는 여성 최초로 오르시니 집안을 계승하지 않았을까, 하는 이유 모를 아쉬움 가득한 상상을 하게 되었다. 읽으며 당시 상황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그려져서 다 읽을 때는 아쉬움마저 느껴지는 책이다. 7-80년대의 이탈리아와 예술 작품 감상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읽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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