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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 방랑길
박혜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4월
평점 :
기기묘묘 방랑길
알라딘 북펀드에서도 느꼈지만 실제 받아보니 정말 표지가 에뻤다. 금박의 제목과 책등쪽에 고전 서적처럼 엮은 실을 표현한 듯한 금박 선, 그리고 책의 일곱가지 단편이 함축된 내용의 그림까지. 표지가 너무 완벽해서 꼭 언급하고 싶었다.
‘기기묘묘 방랑길’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동양풍 설화다. 오컬트물이라기엔 그 정도의 요괴나 신수들이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의 등장인물인 ‘효원’과 ‘사로’는 타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받은 약자들, 자신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되돌려주기 어려운 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설움을 풀어주려 노력한다. 때로는 그 방식이 엄청나게 속시원하진 않을지라도, 피해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피해자의 편에 서서 사건을 해결한다. 사건을 풀어나가는 추리 과정이 엄청 촘촘하지는 않지만, 약자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인다는 면에서 ‘설자은’ 시리즈가 떠올랐다. 마지막 편을 읽어본 사람은 공감하겠지만, 화가 나는 열린 결말은 아니면서도 2권의 가능성을 열어둔 결말이라 2권이 벌써 기다려진다. 조선판 셜록과 왓슨보다는 사로의 우당탕탕 효원 돌봄기에 가깝지만, 그게 불편하지 않아서 좋다. 탐정 전일도 시리즈와 설자은 시리즈 그 어딘가에 ‘기기묘묘 방랑길’이 존재한다. 조선판 육아 성장물(?)에 오컬트가 약간 가미된(전혀 무섭지 않고 심지어 오싹하지도 않은) 사건물을 좋아하시는 분들게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