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허즈번즈
박소해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2월
평점 :
『허즈번즈』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호기심이 생겼다. 복수형이 아닌 단수형, ‘허즈번드’여도 충분히 흥미로운 제목이었을 텐데. 그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해진 채 인스타그램에서 소개글을 읽었고, 그 자리에서 바로 서평단을 신청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이처럼 매혹적인 책을 서평단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 소설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장면 전개가 선명하다. 제주에서 살아가는 수향의 모습과, 적산가옥인 나가스 저택에서의 수향은 공간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로 다가온다. 글을 읽는 동안 인물의 동선과 표정, 저택의 공기까지 눈앞에 그려지는 듯해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소설 속 에피소드들은 하나하나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끌린다. 과하지 않은데도 충분히 관능적이고 강렬하다. 500장이 넘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지가 빠르게 넘어가 오히려 책이 짧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야기는 늘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만들며 수향의 다음 행보를 기다리게 만들달까.
이 작품을 읽고 난 후 떠오른 표현은 ‘어른의 동화’였다.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비밀스럽게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폭풍처럼 전개된다. 그 덕분에 잠시 멈추기가 어려워 결국 단숨에 완독하게 되었다.
『허즈번즈』는 한 여성의 홀로서기를 그린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과정이 무겁기만 하지 않고, 이렇게까지 재미있고 매력적으로 그려질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특히 수향이라는 인물은 시대와 관계 속에 갇히기보다 스스로의 삶을 선택해 나가는 존재로 기억에 남는다. 이야기를 덮고 나니 마사키와 수향의 두 번째 만남은 어떤 모습일지, 그 이후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다.
실제 시대적 배경이 더해지니 실감나고 빠져든다. 해방전후의 시대 분위기나 적산가옥이란 장소의 특별함이 주는 분위기가 흥미를 더 한다. 이런 ☆시대극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또한 ☆드라마처럼 술술 읽히는 장편소설을 찾는 독자들에게 강추! 분량은 상당하지만 전개가 빨라서, 긴 소설을 부담없이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여성의 서사 '홀로서기' 이야기에 끌리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여성이 크게 설 수 없는 역사적 배경에서도 피해자나 조력자로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결단하여 나아가는 인물을 좋아한다면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허즈번즈』는 제목만큼이나 강렬하고, 내용은 그보다 더 깊게 남는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