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그것과 그리고 전부
스미노 요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청춘소설 그 자체이다.

두 고등학생이 떠난 여행길의 단조로운 풍경 속에서 형용할 수 없는 반짝임과 설렘을 찾게 된다.


스미노 요루 작가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저자이다. 난 읽어보진 않았지만 영화로 만들어진 것을 알고 있다. 그 책으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작가라고 한다.


7페이지의 첫 문장. "지금, 이 순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 이 문장이 주는 싱그러움과 간질거림은 내가 이 이야기를 좋아하겠다고, 벌써 빠져들게 만든다. 중학생 아들을 키우는 40대 아줌마가 느껴버린 싱싱하고(변태 같긴 한데…) 푸릇한 청춘의 감정이랄까. 만약 유치한 이야기일지라도 돋아나는 팔의 소름을 문지를 각오를 하고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메메는 좋아하는 여자친구인 사브레가 자살한 친척집에 가는 것을 알게 되고 우연히 동행하게 된다. 메메의 입장에서는 우연이 아니긴 하지만. 이야기 중간중간 메메의 짝사랑하는 마음이 전달되는데 독자는 손끝이 간질거리고 입꼬리가 씩 올라가는 얼굴이 될 것이다. 메메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내 어릴 적 사춘기 시절 짝사랑하는 아이 앞에 선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사브레의 할아버지 댁에서 나누는 두 아이의 대화와 겪게 되는 에피소드가 그 둘을 더욱 가깝게 만들고, 메메에게는 이 감정을 되새겨볼 중요한 시간이 된다.



P59

짝사랑하는 상대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럴 때 정면으로 얼굴을 보고 말할 수 있으니까.

큼지막한 입꼬리가 올라간 순간, 제일 좋은 표정을 짓는 좋아하는 아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P.117

여전히 L자로 고정된 두 팔을 벌렸다 오므리며 사브레는 오로지 내게만 이 아침 최고의 웃음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갑자기 심장 부근이 울렁, 설명하기 어려운데 침대 시트를 쫙 펼칠 때 같은 나부낌을 느꼈다.

이거 사브레와 있으면 종종 느끼는 거다. 뭔지 생각해 봤는데, 아마도 다른 녀석들이 말하는 심쿵 한다거나 뭉클한다거나 하는 것과 같을지도. 나에게는 그게 울렁이다. 세찬 바람이 불어서 무성한 잎이 바스스 소리 내는 이미지와도 비슷하다.


아! 이런 표현 너무 좋다. 내 마음을 표현하는데 이 감정 뭘까? 뭔가 딱 떨어지지는 않지만 울렁이는 감정. 첫사랑의 표현이 정말 멋지다. 짝사랑하는 소년의 마음이 행복해 보여서 나까지 몽글해진다.

일본어투를 그대로 옮긴 듯한 번역 또한 마음에 든다. 우리가 잘 쓰지 않는 단어라던가 문장 순서가 살짝 어색하지만 일본 청춘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의 자막을 보는 듯했다. 오히려 이 책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려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아들도 이런 아름다운 감정을 느끼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메메와 사브레 같은 좋은 친구(또는 연인)를 만나기를. 이 세상 살아갈 때 얼마나 큰 힘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은 쭉 메메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진행된다. 비록 짝사랑 중이지만 '죽음'이라는 어려운 주제에 대해 서로 대화하고 또 축제에서는 한없이 즐거워하는 우정의 모습까지. 책을 읽으며 내가 푸릇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사랑'이라는 단어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 그리고 설레는 우리의 시간들. 한 권의 책에 오롯이 담겨있다. 한여름의 새파란 청춘을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사브레."

"응."

"사실은 계속 사브레를 좋아했어."

(중략)

"최근 계속 같이 있었는데 지금이야?"

"응, 그건 그런데."

내게는 지금뿐이었다.

(중략)

"자각하고 반년쯤 또 닷새간도 포함해서, 지금보다 더 사브레를 좋아한 적이 없고 이보다 더 좋아한다고 상상하기 어려우니까 지금이었어." - P3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