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노 부부는 가온과 가나타 남매를 키우며 조류원을 운영한다. 어느 날 가나타가 학교 앞에서 묻지마 살인을 당하며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슬픔 속에 빠져살던 부인 '단노 교코'에게 "아드님을 위해 노래하게 해주세요."라며 합창단이 찾아온다. 교코는 그 합창단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곧 [영원]이라는 신을 믿기 시작한다. 딸인 가온도 함께 그 종교를 믿게 된다.
이 책은 초반에 선뜻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침체되어 있고 가라앉은 분위기 속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종교가 등장해 더 답답하게 만든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란 그런 말도 안 되는 종교에 빠져버리게 되는 걸까, 신에게 의지하게 되는 걸까. 그 마음을 지레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실제로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마음속으로 믿고 있는 어떤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신이든 자기 자신이든 말이다. 견디기 힘든 일을 겪을 때면 특히 그 지점은 거대해져서 매달릴 수밖에 없다. 기적을 바라는 마음도 마찬가지다. 가와무라 겐키의 "신곡"은 인간의 본성을 소설로 풀어낸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가족의 사랑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마지막 '가온'의 챕터에서 우리는 '인간다움'과 '고통 속에서도 살아가는 이유'를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괴로움을 벗어나려 무엇을 의지하든 간에 그것은 나의 고통을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개인적으로 353페이지 마지막, 문조가 날아가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마치 불안했던 가온의 마음이 해방되는 것 같은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노가족이 결국엔 '살아낼 것'임을 안다. 교코의 모습에서 엄마의 모성애를 느낄 수 있었고 가온에게는 슌타로가 있기 때문이다.
삶을 산다는 것, 사는 이유와 의미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