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 2023 브라게문학상 수상작
프로데 그뤼텐 지음, 손화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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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마주했을 때가 생각난다.

다산북스에서 서평단에 선정되어 택배가 왔고

기쁜 마음으로 열었더니

너무 멋진 빈티지 원서 느낌의 책이 있었다.

남편에게

"여보! 이 책 너무 예쁘다!

기분이 좋아진다!!"고 외쳤던 기억이 난다. 하하.


책 제목이 한 사람의 마지막 하루라고 하니

조금은 슬픈 내용이지 않을까?

유서 같은 이야기일까,

책 소개 글처럼

'삶을 되돌아보는 일은 곧 사랑을 기억하는 일'.

사랑에 관한 이야기일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펼쳐보았다.


피오르 지역의 양옆에 자리한 도시와 섬마을을

이어주는 페리 운전수, 닐스 비크.

그는 자신의 뇌에 이상이 생겼다는 진단에

곧 삶을 정리하기 시작하고

그의 마지막 날, 자신이 평생 운전했던

페리에서 마지막 하루를 보내게 된다.


지극히 평범한 것이 행복이었음을 넌지시 알려주듯이 이 책에서는 평범한 하루를 나열한다.

우리가 그저 살고 있는 이 시간, 이 공간,

그저 우리의 이야기들 말이다.


닐스 비크는 그동안 페리를 운전하며 만났던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일지에 썼는데,

그 일지에 쓰인 (기억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미 중반쯤 이 소설이 슬픈 이야기가 아님을 깨닫는다. 잔잔하고 아름답다.

닐스 비크는 착한 사람이며,

성실하고 충실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귀여운 강아지, 루나와의 대화도

놓칠 수 없는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마르타와의 첫 만남을 보여준 장면은

정말 아름다웠다. 애틋하고 눈부신 느낌이랄까.

그와 동시에 마르타는 언제 페리에 오르게 될까,

닐스와 다시 만나는 장면이 기대되었다.


로버트의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와의 이야기가 나오자 나도 모르게 '헉' 하는 소리와 긴장감이 몰려왔다.


후반부, 딸 앨리의 집의 마룻바닥을 고친 후

집에 들어가는 장면에서는

닐스의 외로움이 터져버리는 느낌을 받았는데

고독함, 슬픔, 실망감이 나에게도 크게 느껴지며

함께 마음이 아팠다.


262페이지, 닐스 비크의 조타실에서

그의 삶에 관한 메시지가 시작된다.

잘 아는 사람도 아닌데…

'닐스 비크'라는 사람의 삶이

송두리째 나에게 전달되는 기분이 들었다.


한껏 자극적이고 매운맛의 소설이 인기가 많다.

독자들이 심심하지 않게 읽을 수 있으니.

이번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는

고요하고 서정적이며 아름답다.

그러나 책을 읽는 단 한순간도 심심하다거나

지루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페리 안에서의 짧은 마지막 하루를 통해

그의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삶 가운데의 충만함,

비극적이지 않은 그의 죽음.

그 안에는 사랑이 있었다.


피오르를 건너는 그를,

빛을 향해, 어둠 속의 빛을 향해,

산과 길과 비와 그림자와

집과 수평선 너머의 빛을 향해 가는

닐스 비크에게 포옹을 건네고 싶다.


▶다산 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새벽 5시 15분, 닐스 비크는 눈을 떴고

그의 삶에 있어 마지막 날이 시작되었다.

- P7

그들은 여기로 왔다.

그렇다, 그들은 지금 여기에 있다.

모든 탑승객들이 일지 속에서 튀어나왔고,

그의 손글씨 사이를 비집고 올라왔고,

기억으로부터 자라났다.

우리를 봐요, 우리를 데려가세요.

우리에 관해 이야기해 보세요. - P34

이건 너무나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는 쉽게 건널 수 있는

깊은 소금물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을 뿐이다. - P81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바람과 바다와 땅,

미움과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살았던 데 감사하고

작별을 고하는 것이다.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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