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모든 것을
시오타 타케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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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리드비」출판사를 좋아한다.

출판하는 책들이 하나같이 내 취향 저격이다.

이번 책 또한 540페이지에 달하는

벽돌 책임에도 불구하고

사흘 만에 완독하며 압도당해버렸다.



어느 날 아동 유괴 사건이 발생한다.

그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또 다른 아이가 유괴되는

'동시 유괴 사건'이 발생한다.


이 이야기는 유괴 시점으로부터 3년 후

두 번째로 유괴된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이는 3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신을 데리고 있던 사람이 누군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며 입을 닫는다.


그로부터 30년 후

당시 그 사건을 취재했던 기자 '몬덴'이

이 사건을 다시 취재하기 시작한다.


책을 따라가다보면

'어째서 지난 사건을 계속 파헤치는가,

무엇을 위해 이 기자는 30년전 사건에 열심인가,'

를 생각하게 된다.


보통의 범죄소설같은 흐름을 따라가지 않는 점이 흥미로웠다.

범인의 정체나 범행의 수법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책이 중반을 넘어가며,

독자인 내가 책 속의 인물들에게 동화되고 있었다.


후반부에는 얼마나 슬프던지,

미스터리 장르소설이 이렇게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해도 되나, 싶을정도.



또 한가지 놀라운 점은

사실 이런 호흡이 긴 책은 한번 흐름을 놓치면

곧 흥미가 떨어져 손에서 놓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번 '존재의 모든 것을'은

흐름을 놓칠 수가 없었다.

촘촘한 전개, 인물들간의 납득되는 서사.

먹먹하게 만드는 마무리까지.


알고보니 작가가 신문기자 출신이라고 한다.

원래 필력이 좋은데

거기에 취재경험을 바탕으로

실재를 연상케 하는 글을 보여준다.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니다.


결국 사람과의 관계,

특히 이 책에서는 '진정한 부모란 어떤 모습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중요하게 다뤄진 또 한가지는

세상에 몇 번이고 꺾여진 사실화 작가의 눈을 통해 바라본

모순투성이의 사회였다.

보는 내내 안쓰럽고 먹먹했던 그들만의 리그.

그러나 그 속에서 피어난 [가족]이라는 애틋한 이름.



매혹시키는 듯 강렬하지만

그 안에서 정말 따뜻함을 느꼈던 책.

[존재의 모든 것을]

2025년의 첫 장편 소설로 강력 추천하고 싶다.



리드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세상에서는 이미 망각의 강을 건넌 사건이라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효를 맞이하든, 피해자나 수사원이 저세상 사람이 되든 지금도 결말을 필요로 하는 존재가 있다.

"결국 자네는 왜 신문기자를 하는 건가?"

다시 나카자와의 목소리가 되살아났다. 월급쟁이 생활의 끝이 가까워지고, 과거에서 온 질문이 몬덴의 어깨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 P85

한정된 시간 속에서 몬덴이 신문기자 인생의 유종의 미로 잡아내야 할 것은 어중간한 사건을 일으킨 범인의 모습이 아니다. 이 특이한 유괴 사건이 가리키는 더 근원적인 무엇인가다. - P207

극히 소수의 인간만 아는 정보. 슬롯머신의 잭팟처럼 ‘그때, 그 장소, 그 사람‘이라는 조각을 맞춰야 비로소 얻게 된 사실은 ‘인간‘으로 직결되는 것이 많다. ‘빠진 이‘가 가진 생생함에 몬덴은 강하게 끌렸다. - P263

"언젠가 넓은 아틀리에에서 같이 그리면 좋겠구나." - P495

코트 주머니에 들어 있던 칠석의 종이를 손에 든다. 멈추지 않고 흐르는 눈물이 귀여운 글자를 이중, 삼중으로 만들었다.

‘오래오래 같이 살고 싶어요.‘ - P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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