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밤의 약속
이진휘 지음 / 인티N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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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의 약속이라는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궁금한 이야기 Y에 나온, 뇌출혈로 쓰러진 연인을 10년동안 돌본 남자의 이야기라는 배경에 마음이 동했다.

실제라니, 감동적일 것같고 왠지 따뜻한 이야기일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순간부터 마음이 답답하며 계속 목이 메이는 듯했다.

물론 감동적이며 애틋하다.

그리고 동시에 드는 생각,

이 책의 서평을 어떻게 작성해야하나. 막막했다.


사실 작가가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누구든 '나라면 저런 삶을 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해볼 것이다.

가족도 아니다. 고작 몇 년 사귄 연인일 뿐이다.

의사소통도 되지 않는다.

나의 가족은 응원해주기는 커녕 몇 년간 만나지도 못했다.

그리고 더 마음이 아픈 것은 연인이 언제 나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잠깐의 희망들이 있다가도 다시금 사라지곤 한다.

그것을 10년이라는 세월동안 반복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나라면, 또는 나의 지인이라면 "현실적으로 말이 안돼. 너도 살아야지. 행복해져야지."라고 이야기 해줄것만 같다.


그런데 작가님은 수경님과 함께 하는 지금의 삶이 행복이라고 이야기한다.

무너진 현실 속에서 끝없는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수경님과 함께 걷는 것,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 속에는 희망을 노래하다가도 절망을 보여주고

잠깐의 빛을 쬐는 듯하다가 곧 어둠을 마주한다.

진휘님은 예민한 수경님을 대하며 화도내고, 지인에게 너무 힘들다고 넋두리도 한다.

그야말로 간병인의 현생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쩌면 조금은 불편한 이야기들도 낱낱이 꺼내어 책 속에 담은것같다.


사랑이 대체 뭐길래.

완독을 한 뒤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던 질문이다.

그들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 걸까.

감히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삶을 함께 하고 있는 두 사람.

인연이라고 밖에는 설명되지 않았다.


정의할 수는 없지만 나의 마음에 깊은 떨림과 울림을 준 책이었다.

두 사람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복하고 응원하게 된다.

이 이야기가 영화로도 진행된다고 한다.

모든 일이 평화롭기를.

그래서 두 사람의 고된 몸과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기를 기도한다.



돌이켜보면 나의 결심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과거의 기억으로 두지 않는 것.

여전히 그녀가 내 삶에서 가장 특별한,

미래를 함께 하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란 걸 부정하지 않는 것.

무너진 현실 속에서 느리지만 천천히 그녀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

끝없이 내려가는 깊은 절망의 구렁텅이를 그녀와 함께 걷는 것.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누구나 하고 있는 일.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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