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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불량일기 - 고군분투 사고 치며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에서 살아남기
에릭 케스터 지음, 차백만 옮김 / 미래의창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하버드'라고 하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위압감과 함께 대단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공부벌레 사이에서 독특하고 유쾌한 에피소드를 들려준 저자 덕분에 이 책을 읽고 나서 조금이나마 하버드가 친근하게 다가왔다.
하버드 학생은 내가 떠올렸던 생각 그대로 똑똑하고 명석하다.
세계 최고의 학생들이 모인 곳이기에 이 학생들과 경쟁을 하려면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와 없던 병까지 생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애더롤'이라는 각성제를 상습적으로 먹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다.
하버드의 이중성을 대표적으로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존 하버드 동상이 아닐까싶다.
낮에는 관광객들이 우르르 몰려와 줄을 서서 사진을 찍지만
밤이 되면 학생들이 오줌을 싸고 있는 존 하버드 동상은 불안한 내면을 보여주고 있다.
공부의 양과 질이 다를 뿐 그들도 코앞에 닥친 시험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우리와 똑같은 수수한 학생인 것 같다.
하버드와 우리나라 대학들은 비슷하지만 다른 양상을 보인다.
치열한 경쟁체제는 같지만 하버드는 ‘졸업’을 위하여 미친 듯이 공부를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들은 단지 스펙을 쌓아 취업을 목표로 한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대학은 내가 배우고 싶은 공부의 연장선이자 순수한 학문을 배우는 곳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취업 양성소로 둔갑했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현재 선택한 학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절반 이상이었다.
아직까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지 못한 것 같다.
학생이라면 누구나 미래의 진로 고민을 가지고 있다.
이건 끊임없이 찾아야하는 문제이니 서두르거나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무엇이 ‘되고’싶은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하고’싶다.
여행을 준비하는 고객님과 여행 컨설팅도 하고 싶고, 일대일 맞춤식 여행상품도 개발하고 싶고,
소수의 상류층 중국인분들과 함께 우리나라 현지생활 위주로 가이드도 하고 싶고,
나중에 여행 관련 웹사이트도 만들고 싶다.
나는 단지 나의 꿈을 직업에 얽매이긴 싫다.
‘직업’이 아름다운 사람이 아닌 ‘인생’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하버드에 입학하고 나서 험난하고 스펙터클한 일들을 겪고 있는 주인공이 점점 학교에 적응해나가는 점이 인상 깊었다.
역시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했던가.
주인공의 학교생활에서 가장 크게 변환점이 된 것은 서로의 깊은 생각들을 공유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생겼다는 점이다. 그렇게 지내다보니 점차 여유를 갖게 되고 학교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니까 나도 모르게 적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 있어서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내면 가짐과 함께 여유와 대화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