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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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 - 우리 삶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14가지 길
필립 코틀러 지음, 박준형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4월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했듯 자본주의가 경제성장, 혁신, 번영을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경제시스템인 것은 확실하다. 물론 자본주의도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근래 들어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은 부의 불평등, 소득의 불평등이다. 이는 자본주의 체제의 가장 큰 부작용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해결책이 자본주의의 폐기여야 하나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여러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본주의가 지구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인 것은 확실하다.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개선방안이지 그것의 폐기가 아니다  이 책 <다른 자본주의>에서는 아주 가치있는 체제이나 문제가 많기도 한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의 다양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과 대안을 모색한다. 자본주의도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 한 가지로 고정된 자본주의는 없다. 지역, 사회, 나라의 특성에 맞게 올바른 자본주의 형식을 갖추어 나가면 된다. <다른 자본주의>에서 제기하는 빈곤, 소득 불평등, 자동화의 덫, 기업만을 위한 사회, 환경문제, 금융문제, 정치문제 등 자본주의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에 대한 (그리고 자본주의가 아니었다 해도 일어났을 사회 구조적인 문제점들에 대한) 다양한  사례와 해결방안들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고민은 비슷한 것인지 유사한 주제의 책들이 서점가에 즐비하다. 토니 주트의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나, 전미 노동부장관이었던 로버트 라이시의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도 동일한 주제를 다룬다. 결론도 대동소이하다.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자본주의가 크나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것 말이다. 우리는 분명 좀 더 현명하고 진화된 자본주의를 경험할 수 있다. 개선된 자본주의로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거대한 개혁 없이도 점진적 변화를 거쳐 그렇게 될 수 있다. 이 책에서처럼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며 불평등은 당연한 것이 되어버리는 세상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다. 불평등의 끝엔 늘 불행이 따라붙는다. 순식간에 세상을 지옥도로 만들어버리는 전쟁과 폭력적 혁명도 부의 불평등의 불씨인 경우가 허다했다. 부자들이라한들 이런 세상을 바라겠는가. <다른 자본주의> 같은 책들이 계속 출판된다는 건 불평등이 한계에 달했다는 신호다. 카나리아가 계속 우는 데 탄광일을 멈추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어쩌면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