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보다>는 소설가 김영하씨가 세상에 대해 보고, 경험한 것들을 가지고 이 년 가까이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을 모은 산문집이다. (오롯이 내 경험에만 비추어볼 때) 소설가들은 산문도 잘 쓴다. 소설 자체가 세상과 그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들에 대한 집착과 풍부한 애정을 양분 삼아 탄생한 문학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마찬가지로, 협소한 내 경험만으로 우겨보자면) 소설가들은 개인적인 산문을 쓸 때 한결 유머와 위트가 풍부한 글을 쓴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김연수도 그랬고 김중혁도, 정유정, 공지영도 그랬다.(이 나열이 내 협소한 경험치다). 주업(主業)이 아닌 글이라 어깨에 힘을 한 웅큼 빼고 편하게 써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산문을 읽다 보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사물과 사건에 대한 견해을 흡수하기도 전에 글 속의 농담만으로 이내 키득거리기 일쑤다. 김영하의 글도 그렇다. <보다>는 편하게 읽히도록 매끄럽게 잘 썼으며 읽는 종종 입가에 웃음짓도록 만드는 산문집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깊고 관심의 폭은 넓다. '자유', '시간' 같은 추상적 주제부터, '명절', '탁심 광장'같은 사회적 주제, '나쁜 부모 사랑하기' 같은 심리적 문제까지, 그의 시선을 붙드는 분야는 다양하다. 그의 시선이 멈추는 순간 그는 조용히 관찰하고 정리한 후, 글을 통해 세상에 알린다. <보다>를 읽는 것은 김영하라는 사람이 세상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지 잠시나마 몰래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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