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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웨이즈 데이 원 - 2030년을 제패할 기업의 승자 코드, 언제나 첫날
알렉스 칸트로위츠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월
평점 :
아마존(한국은 쿠팡), 페이스북, 구글(한국은 네이버, 카카오), 애플(한국은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5개 기업의 서비스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질문이 잘못된 것 같다.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이 대체 뭘까. 우리는 2,000만 가지가 넘는 물건을 클릭 한 번으로 살 수 있고(아마존), 내게 필요한 세상의 (거의) 모든 정보를 얻거나, 인간관계를 확장하거나, 어떤 분야든 가리지 않고 지식을 쌓아가며 공부를 할 수 있다.(페이스북, 구글). 이 모든 서비스는 스마트폰 한 대만 있으면 언제라도 실행 가능하고(애플), 학교나 회사에서는 액셀, 파워포인트, 워드, 클라우드 등의 프로그램으로 업무 시간을 단축하고 정확성을 확대할 수 있다.(마이크로소프트). 실체가 있는 유형의 물건은 거의 만들지 않지만(차, 음식, 옷, 집 등), 이 다섯 개 기업은 우리와 일상을 늘 함께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각 분야의 정점에 선 기업이고, 전 세계에 시장가치로만 환산할 수 없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하는 환상의 직장이고, 누구나 사용하길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들도 위기를 느낀다. 기업가치가 1,000조원을 넘는 기업이면서도 언제든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 속에서 경영을 하고 있다. 《올웨이즈 데이 원, Always Day One》 은 공룡과 같은 덩치와 영향력으로 세상을 움직여가는 이 다섯 기업의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책이다. 5개 초거대기업 내부의 구조적 문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 의문에 꼬리처럼 붙어 있는 위기, 그리고 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개선하거나 혁신중인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저자 알렉스 칸트로위츠는 IT분야 전문 기자답게 해박한 전문지식과 동종 업계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사례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너무 거대해진 기업은 내부 프로세스 혁신이 어렵다. 여지껏 누려온 (그러나 유효기간이 다 되어버린) 성공의 법칙을 뒤로하고 낯선 (그러나 큰 기회를 만들어줄) 새 오아시스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 소멸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은 진입시장의 위험 요소와 위기를 파악하지 못해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위험과 위기를 알면서도 지금까지 누려온 달콤한 성공의 열매의 맛을 잊지 못해 변화하지 않고 주춤하다 소멸하는 것이다.
다행히, 이 책에서 다루는 5개의 초거대기업은 언제나 본인들이 위기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살아남기 위해, 지금과 같은(점점 더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업무 진행 및 처리 방식, 내부 직원 간의 소통 방식 개선을 위해 엄청난 에너지와 비용을 쏟는다. 이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제품)의 특성 상 사용자들은 언제든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고, 실제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는 업체는 너무 많기 때문에, 안일한 방식의 경영으로는 내일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업무에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말한다. 아이디어 업무와 실행업무이다. 아이디어 업무는 새로운 것을 꿈꾸고, 상상하는 창조적인 업무다.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담당한다. 실행업무는 문서를 정리하고, 자료를 입력하고, 제품을 주문하는 등의 업무다. 기업의 일상적 유지를 담당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번쩍이는 창조력이야말로 기업의 존망을 좌우하는 필수 요소이다. 하지만 업무 시간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실행업무일 수밖에 없기에, 5개 기업은 그 대안으로 자동화 프로세스를 도입(하거나 하려)한다. 창조적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현실화하는데 최대한의 역량을 쏟기 위해 실행업무 대부분은 AI를 활용해 자동화시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은 업무 자동화를 위한 AI 활용에 대한 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가 혼재된,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고, 일부는 새 일자리를 발견해낼 수 있는 활용 말이다.
또한 이 기업들이 중요시하는 것은 내부 직원간의 피드백 문화다. 아이디어는 보다 많이 공유할수록, 한 사람의 천재보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같은 고민에 빠져들수록 실현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다. 그걸 잘 아는 5대 기업은 직원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보완하고 개선해갈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고안하려 애쓴다. (솔직히 5대 기업이라 쓰기 곤란한 부분이 있다. 애플사는 직원간 피드백 문화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하기 때문이다. ‘다르게 생각하라 Think different’ 말고 ‘자나깨나 보안 조심’이 기업 슬로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직원간 소통을 막고 있다. 위기가 찾아온다면, 그 첫 비는 애플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
Always Day One, 언제나 첫날이어야 한다. 늘 첫 날에 머물러야 한다. 그러면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둘째 날에 머물거나, 셋째 날에 머물면 나머지 작은 승리라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나머지 날은 결국 기업의 소멸을 가져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