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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의 경제 - 과거 위기와 저항을 통해 바라본 미래 경제 혁명
제이슨 솅커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5월
평점 :
단언하지만, 나는 이 책 《반란의 경제》를 제대로 읽어보려 수 차례 노력했다. 최대한 이해하려 했고, 저자의 선한 의도를 파악하려 애썼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럴 수 없었다. 이 책은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인 위험이 닥친 작금의 사회, 경제적 위험을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할지 과거의 사례를 통해 배워보고, 그것으로 현재를 진단해 예측 가능한 미래를 몇 가지 시나리오로 예견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배울 수 있는 것은 과거밖에 없으니 과거 사례를 나열하는데 (무려) 19개나 된다. 코로나19로 세계적으로 혁명의 위험이 높아졌으니 배우는 과거 사례도 혁명(의 성공과 실패) 사례에 한정한다. 놀라운 건 19개나 되는 세계 주요 혁명사를 이야기하는데 고작 50페이지 정도 밖에 할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 사례를 최대한 성실히 겉만 핥아서 보여준다. 제대로 된 설명도, 분석도 없다보니 겉핥기임에도 내용이 쉽게 읽히지 않는다는 것은 반전이다.
책이 나온 시점에 대한 애매함도 있다. 책 초반을 읽어보면 《반란의 경제》 원서는 코로나 유행 초·중기 정도에 쓰여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때문에 가게를 약탈하고, 일자리를 읽고, 배고파진 민중이 혁명 봉기를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런 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사례를 배워 대비해야 한다고 저자가 주장한 것이다.) 지금, 2021년 5월은 (모자라지만) 전세계적으로 백신을 맞고 있고, 코로나는 (지역별로는 달라도)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수준의 전염병이 되어가고 있는데 지금 혁명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늦은감이 있다. 2020년 여름에 책이 발간됐다면 좀 더 유용할 순 있었을지 모르겠다.
펜데믹 이후의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하지만, 저자가 생각하는 미래는 하나가 아니다. 평화가 올 수도 있고, 지엽적 분쟁이 생길 수도 있고, 전면적인 전쟁상황이 올 수도 있고, 현재 상황에 머무를 수도 있다는 식이다.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데, 어떤 미래가 펼쳐져도 다 저자가 예견한 것일테다. 매끄럽지 못한 번역까지 합쳐져(“민족주의에 대한 관심은 여기에 부채질했다”가 무슨 말인지 아시는 분?) 아쉬움이 가득한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