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가벼운 마음>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제목: 가벼운 마음
저자:크리스티앙 보뱅
분류:프랑스 소설
출판년도:2022년
출판사:1984Books(1984북스)


📝이 책은 내가 소설이 아니라 긴 산문시나 서사시를 읽은 느낌이다.이 책의 작가 크리스티앙 보뱅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에세이스트다.이 소설의 문체는 언어에 음악을 입혀서 독자가 눈으로 언어를 읽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노래 가사를 듣는 것 같다.소설을 귀로 듣게 하고 머리로 이해하지 않고 가슴으로 느끼게 만들어 준다.보뱅이 아니면 흉내낼 수 없는 언어다. 보뱅이 이렇게 아름다운 언어로 말하는 가벼운 마음이란 무엇일까?



📚11쪽,이름이 없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며,실체 자체도 없다.
87쪽,누구도 너한테서 즐거움을 빼앗아 가지 못하게 해라.할머니는 ‘즐거움'이라고 말했어.~결혼 할 때 내 마음에는 즐거움이 있었어.그런데 즐거움이 떠나 버린 거야.그래서 이혼한 거지.
145쪽,나는 가장 위대한 기술은 거리두기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너무가까우면 불타오르고 너무 멀면 얼어 붙는다.정확한 지점을찾아서 유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주인공의 이름은 뤼시인데 빛이라는 뜻이다.우리가 볼 수 있는 건 빛이지 어둠이 아니다.뤼시가 빛을 따라 행동하는 것 같지만 뤼시의 생활은 자기의 마음 속에서 보이지 않는‘수호천사’라는 직감에 따라 움직인다.17살에 남편 로망과 결혼했지만 즐거움이떠나서 이혼을 한다.결혼 생활 중에 알방(괴물)이라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등 몇 명의 남자와 사랑을 한다.자기의 즐거움에 따라 행동하는 뤼시를 통해 보뱅은 나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뤼시가 어린시절 서커스단에서 자란다.서커스단은 유랑극단이고 떠돌이의 삶이다.뤼시가 다른 곳에서 자랄 수도 있지만 작가는 떠돌이 유랑극단의 삶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게 만든다.이것은 우리의 인생이 유랑극단처럼 역동적인 삶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한다.마지막 부분에서 할머니와 여행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죽은자는 무덤에서 움직이지 않는다.살아있는 우리는 우리의 인생 여정에 따라 끊임없이 움직이며 살아간다.삶이 여행이다.그 여행 속에서 나의 즐거움을 찾고 나를 사랑할 때 타인이나 내 주변도 사랑할 수 있다.



📝김소월의 시 <산유화>에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라는 시 구절이 있다.이 시에서 말하는 주제는 모든 존재는 근원적으로 고독한 존재라는 것이다. 인간이 근원적으로 고독하다는 것은 옆에 남편이나 부인이 있어도 존재론적으로 외롭다는 것이다. 사랑에 빠져서 몇년 간은 달콤한 생활을 할 지 몰라도 많은 사람이 사랑이 시들고 정이나 아이들 때문에 산다는 등의 말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주변에서 온갖 이유로 이혼이나 별거를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 때마다 결국을 사랑이 없어서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다른 어디에도 아닌 사소한 것들에 깃들어 있거든(86쪽)’이라는 말이 나온다.그 사소한 것들을 못해서 서로를 고독하게 만든다.오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장 가까운 남편이나 아내일지라도 적당한 거리를 지켜야 한다.산에 피어 있는 꽃들이 원래부터 저만치 피어 있는 것처럼 거리를 지킬 때 존중할 수 있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부부 뿐만 아니라 친구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너무 가까이에서 기대하고 실망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불에 타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너무 멀리 떨어져 버리면 보이지 않아서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 할 수도 있다.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이름을 불러 줄 수 있고 각자 존재의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행복하지 않을까? 이 소설 속의 할머니가 말하는 즐거움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가벼운 마음>은 결코 가벼운 소설이 아니다.가볍지 않게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 내 인생의 여정에서 즐거움을 스스로 찾으며 나를 사랑하라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가벼운 마음의 소리를 듣고 싶다.



서평촌 @westplainsland 이벤트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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