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십, 고전에서 역사를 읽다 - 삶의 변곡점에 선 사람들을 위한 색다른 고전 읽기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2년 4월
평점 :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은 단어들로만 지은 책 제목이 아닌가.
"오십", "고전", "역사", "읽다"
40대 초반(이라고 믿고 있음)이지만 금방 50이 될 것이고, 늦게나마 책 읽기의 맛을 알았으니 고전들도 좀 다시 읽어보면 좋은 때가 아닐까 싶었다.
"삶의 변곡점에 선 사람들을 위한 색다른 고전 읽기"라는 부제처럼 고전을 색다르게 해석하여,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고전 읽기를 다시 한번 도전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으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서양 고전들을 소개한 1부와, 우리 나라 고전을 포함한 동양 고전의 2부.
역사 순으로 고전들을 소개해주고 있는데, 서양 고전은 그리스 로마 신화부터 해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오디세이아 , 오이디푸스 왕, 메데이아, 그리고 플루타코스 영웅전까지 다루고 있다.
동양 고전편은 사마천의 사기로부터 시작하여 열국지, 초한지, 삼국지, 그리고 김부식의 삼국사기로 이어지며 일본의 일본서기로 끝을 맺는 구성이다.
서양 고전 중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그리스와 트로이가 10년 간 벌인 트로이 전쟁 중, 마지막 50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트로이 전쟁은 영화로도 많이 만들어져서 아주 친숙한데, 아킬레우스가 파리스의 화살에 맞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트로이 전쟁은 그저 신화 속의 이야기로만 여겨졌는데, 1870년대 한 독일의 고고학자가 관련 유적을 발굴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역사적 사실로 확인되었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인 트로이 전쟁의 실체를 역사를 바탕으로 되짚어보는데, 아킬레우스의 분노가 타오르면서 전쟁이 절정에 치닫고, 그의 분노가 해소됨에 따라 이야기도 마무리됨을 전한다.
우리나라의 고전으로 소개되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대한 얘기도 흥미롭다.
한국 고대사를 언급한 역사서적으로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의 삼국유사가 있다. 삼국사기는 어느 순간 사대주의적 역사서로 평가절하되고 있는데, 이 책은 편견없이 삼국사기를 바라볼 수 있도록, 삼국사기 편찬 전후의 고려 왕실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서경전투(묘청의 난) 전후의 그때 사정을 들여다 보고 나면, 편견을 걷어 내고 한국 고대사의 소중한 기록물인 삼국사기를 제대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일리아스나 삼국사기 외에도 우리에게 친숙한 그리스신화나 초한지/삼국지 등의 고전들에 대한 약간은 색다르고, 깊이있는 인물 이야기를 읽다 보면 학생 시절 시험 문제 지문으로만 주로 다루었던 고전들을 제대로 한번 읽어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