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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원서 깊이 읽기 - 원서에서 보석을 캐는 최적의 독법
함종선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5월
평점 :
원서 읽기(읽히기)는 평생의 숙제인 것 같다.
년초마다 쉬운 원서 한권 끝까지 읽기를 다짐하지만, 매번 원서 한권을 사고 책장에 꽂아두는 것으로 새해 다짐은 마무리되곤 한다.
이 다짐은 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되면 다짐은 더더욱 커지다 못해 아이를 다그치고 옆집 아이들과 비교하는 지경까지 이른다.
우리 한글 책 읽기/읽히기도 쉽지 않은데, 영어 원서는 오죽하랴.
이 책, 영어원서 깊이 읽기는 왜 영어원서 읽기가 어렵고 실패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와 어떻게 읽으면 좋을 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준다.
엄마표/아빠표 영어학습을 좀 해본 부모들은 느끼겠지만, 영어 원서를 잘 읽고 이해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한글 책을 많이 읽고 이해하는 것이다.
같은 단어라도 문맥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는 뜻, 문화적 배경이나 시대적 상황같은 Text 뒤에 숨어 있는 Context를 이해하지 못하면, 책읽기는 글자를 읽는 것에 머무른다.
이 책은 '영어학습'에 매몰되어 버린 영어원서 읽기에서 벗어나, 글의 배경과 상징적 장치, 함축된 의미 등을 찾는 방법을 통해 영어 책 읽기 자체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에는 12편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초등고학년부터 고등학생 수준까지 읽을 수 있는 친숙한 책들이 다양하게 담겨있다.
구덩이 - 루이스새커
원더 - R.J 팔라시오
샬롯의 거미줄 - 엘윈 브룩스 화이트
안녕, 우주 - 에린 엔트라다 켈리
별을 헤아리며 - 루이스 로리
찰리와 초콜릿 공장 - 로알드 달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 바바라 오코너
사금파리 한 조각 - 린다 수
웨일 라이더 - 위티 이히마에라
달빛 마신 소녀 - 켈리 반힐
앵무새 죽이기 - 하퍼 리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연설 - 스티브 잡스
초딩 아들과 원서 읽기를 시도해봤던 원더와 샬롯의 거미줄, 그리고 누구나 한번 프린트해서 읽어 봤음직한 잡스의 스탠퍼드 졸업식 연설문이 친숙하게 다가왔다.
'원더'는 아주 유명한 작품이라 우리 3식구가 한글책도 다 읽고, 영화까지 봐서 원서 읽기까지 시도를 해 본 작품이다. 물론 몇페이지 읽다가 잠시 멈춘 상태이다. (포기했다고 안했다...)
원더는 안면기행으로 태어난 아이를 둘러싼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원더의 매력은 주인공 어기 뿐 아니라, 책이 진행되다가 책의 화자가 잭, 서머, 비아, 미란다, 저스틴 등으로 계속해서 바뀐다는 점이다.
이런 구성으로 인해 각자의 처지와 감정을 알게되는 재미도 있을 뿐더러, 이 다중시점 서술이 인물의 나이와 사고의 깊이, 개성에 따라 다양한 문체와 단어의 사용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로 인해 초딩들은 어기,잭,서머 등의 부분은 비교적 쉽게 읽어나가지만, 비아나 미란다, 저스틴의 부분에선 어려워한다. 초등학생들이 사용하는 단어와 대화 수준과, 폭풍같은 사춘기를 지나온 고등학생들의 단어와 대화 등은 깊이가 다를 수 밖에 없다.
영어 원서 읽기는 영어 실력 외에도 배경이나 대화에 대한 이해력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샬롯의 거미줄'은 원더 보다는 몇장 더 읽다가 잠시 멈춘 상태이다.( 곧, 아마도, 멈춤을 끝내고 다시 읽어 볼 생각)
샬롯의 거미줄이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동 문학 가운데 하나임을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은 글쓰기의 대가인 화이트의 능력이 가장 잘 구현된 작품이라고 하며, 작가들의 필독서이자 아름다운 영어 문장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라고 한다.
샬롯을 비롯한 등장 동물들이 흥미로운 영어 단어의 의미를 토론하는 장면들은 이 책의 백미라고 한다.
아래는 우리에게 원서 읽기가 쉽지 않다는 예이다.
Early summer days are a jubilee time for birds. In the fields, around the house, in the barn, inthe woods, in the swamp - everywhere love and songs and nests and eggs. From the ege of the woods, the white-throatred sparrow(which must come all the way from Boston) calls, "Oh, Peaboy, Peaboy, Peaboy!" On an apple bough, the phoebe teethers and wags its tail and says, "Phoebe, phoe-bee!"
새들의 노랫소리는 의성어이다. 실제 흰목참새는 '피바디, 피바디' 하며 노래하는데, 피바디는 보스턴 근교의 도시라고 한다. 그래서 흰목참새가 보스턴에서 온게 틀림없다고 유머러스하게 말하는 것이라고. 딱새 즉, 피비 새는 노랫 소리가 '피비'다.
원서 읽기가 우리에게 쉽지 않은 이유이다. 보스턴도 어디 있는지 잘 모르는데, 왜 피바디, 피바디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까...
아름다운 의성어와 다른 단어들과의 연결, 글의 배경 등을 이해하지 못하면 원서 읽기는 영어 문장 해석하기에서 끝나는 것.
이 책은 영어 원서 학습 가이드가 아니다.
영어 원서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읽고, 상징적 의미를 이해하며, 책의 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멘토이다.
영어원서 읽기를 아직 포기하지 않은 어른들과, 원서 학습이 고민인 학부모들이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