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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 인류세 - 인간과 생태계를 잇는, 인류학의 새로운 자연사
애나 로웬하웁트 칭 외 지음, 김희정 옮김 / 해나무 / 2026년 9월
평점 :
* 서평을 위해 출판사로 부터 도서 제공받음

인류세(Anthropocene)라는 단어는 더 이상 전문가들만의 단어가 아니다.
인간의 행위로 인해 지구의 기후, 생명체 구성까지 많은 것들이 짧은 기간에 달라졌다.
인류세는 전 이국적인 현상인 동시에 매우 가까이에서 벌어지는 개인적인 일이다.
이 책은 특정 지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상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인류세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에서 시작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패치Patch는 조각보처럼 서로 분리된 채 인류세 현상을 보이는 특정 지역들을 가리킨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인류세 현상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각 패치를 확대해서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얘기한다.
어떤 패치들이 어떻게 생성되고, 지구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1부. 패치
- 인류세 연구에 현장 관찰 도입하기
- 무엇이 패치를 만드는가
- 패치 지도 제작
2부. 파열
- 패치 인류세의 핫스폿들
- 계절에 맞지 않는 날씨
- 인류세 현상이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방식
3부. 역사
- 역사가 없는 타자들
- 역사란 무엇인가
- 미래의 역사
4부. 인식론
- 포개 쌓기
- 짓기와 허물기
- 소개 쌓기를 넘어서
패치는 나무 이파리에 난 반점 하나에서부터 대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에서 볼 수 있다.
패치를 기초로 연구를 설계하는 방법의 장점은 패치의 경계가 명확한 때 가장 분명히 드러난다고 한다. 흑해나 카스피해처럼 물이 한군데 모여있는 호수와 같은 환경이 좋은 예다. 흑해의 물은 다른 곳의 물과 전혀 섞이지 않고 패치 안에서 순환한다.
1980년대에 흑해에 빗해파리 개체 수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 이런 환경에서 비롯되었다. 연구팀은 흑해의 유기체들 사이에 '체제 변환regime shift' 이 있었다고 결론내렸다. 물고기가 다 자라기 전에 해파리들이 치아를 다 먹어버렸기 때문에 어류의 개체 수가 유지되지 못하고, 해파리만 많아진 것이다 .
근본 원인은 흑해의 물이 고립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과도한 어획과 수질 악화가 이어지며 물고기들이 위기에 쳐했고, 흑해로 들어온 선박에 해파리가 묻어 들어오면서 해파리가 흑해의 생태계를 장악해 버린 것이었다.
이 책은 위와 같은 패치 연구를 다양하게 살피는데, 지리는 물론 환경인문학, 생태학 등 다양한 시각과 분석으로 접근하는 것이 신선하면서도 약간 충격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 제국주의 확장 시대가 인류세 현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연구는 무척 흥미롭다.
인류세 현상을 나열하고 과학적인 원인/결과를 보는 것을 넘어, 다양한 인간 활동을 패치라는 지역적 분석으로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은 우리 인류 모두가 읽어봤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