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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말하지 않는 지구 - KBS <환경스페셜> 김가람 PD의 기후 위기 르포
김가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4월
평점 :
* 서평을 위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KBS '걸어서 세계 속으로', '생로병사의 비밀' 의 김가람 PD가 '환경스페셜' 제작을 맡으면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참혹한 우리의 현실이다.
환경 다큐멘터리 제작은 '암 마을'을 검색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전국에서 암 발병율이 가장 높은 지역. 이 지역들엔 쓰레기 소각장이 있다.
충북 청주시 북이면. 우리나라 인구의 0.008%가 사는 이 곳은 전국 쓰레기 소각량의 6.5%를 처리한다. 하루에 550톤의 폐기물이 소각되는 이 마을은 취재 당시 마을 인구의 31%가 암환자였다.
전북 익산의 장점마을엔 송장 타는 냄새가 났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비료 공장이 들어선 이후에 일어난 일이었다. 유기질 비료를 만들기 위해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을 태웠다.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은 호흡기를 통해 식도,위,폐,자궁 등에 암을 일으킨다. 주민 88명중 30명이 암에 걸렸고, 18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담배 제조사가 연초박을 보낸 마을은 장점마을 뿐만이 아니었다.
2장,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는 각오하고 읽어야 한다.
내가 클릭 몇번으로 쉽게 산 티셔츠, 몇번 입고 의류재활용 박스로 들어간 아무 문제없는 옷들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후진국으로 가서 극소수만 판매되거나 재활용된 후 나머지는 소각되며 지구의 대기와 토양, 바다를 오염시킨다.
옷무덤에서 옷을 뜯어먹고 있는 소 무리의 사진은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세계가 불평등한 것이야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환경 측면에서 보면 그 격차는 어마어마 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기후 정상 회의에 전용기를 타고 오는 강대국의 대표들, 후진국으로 보내지는 쓰레기와 폐기물들, 전기차 배터리를 위해 맨손으로 코발트를 캐는 아프리카의 어린 아이들을 보며,
기후 위기는 꾸며낸 거라고,
인류 활동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우리 나라는 괜찮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말로만 떠드는 기후 환경 책이 아닌 현재 우리 인류가 지구와 우리 자신들에게 가장 무서운 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을 낱낱이 지적하는 Error Report 이다.
우리가 텀블러를 들고 다니고, 에코백을 쓴다고 기후 환경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건 이제 다 안다. 전용기가 한번 뜨면 작은 나라의 사람들이 배출하는 탄소를 한방에 비웃듯이 내뿜는다.
그럼에도 우린 집 어딘가에 보관되어 있는 텀블러를 찾아서 써야하며, 가까운 거리는 걸어야 한다. 그래야 전용기 타는 정상들이 운행 회수를 줄일 것이며, 2/3겹의 과대 포장이 사라질 것이다.
우리가 계속 이 불편한 진실을 알리고 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