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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 - 삶의 한계에 도전하는 동물들, 그 경이로움에 관하여
데이비드 B. 아구스 지음, 허성심 옮김 / 현암사 / 2024년 10월
평점 :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 (2024, 현암사)
저자 : 데이비드 B.아구스 (허성심 옮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생명과학/예방의학 분야의 전문가이며, '질병의 종말'의 저자로 알려져있다.
이 책은 동물들의 생태적 특성을 통해 사람의 질병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생태학/의학/진화생물학/인류학(?) 등의 주제를 넘나들며 질병을 이해하고, 인류를 포함한 동물 전체의 진화와 생태를 살펴볼 수 있다.
1. 동물원 우리에서 살기
2. 오 나의 개!
3. 집으로 돌아가는 머나먼 길
4. 기린의 역설
5. "이봐요, 코끼리 사나이"
6. 육식하는 수컷 침팬지, 허용적인 암컷 침팬지
7. 팀의 노력과 집단 면역
8. 코뿔소, 번식, 달리기
9. 똑똑한 문어와 치매 걸린 돌고래
10. 보이지 않는 편승자
11. 긍정성과 성격 그리고 고통
12. 유대감과 성 그리고 사랑의 법칙
인류의 오랜 친구인 개부터 비둘기, 코끼리, 박쥐, 돼지 같은 동물들은 물론 바이러스와 미생물들의 생태와 진화적 특성, 특정 질병에 강한 이유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특정 질병에 강한 원인을 끈질기게 연구하는 이유는 역시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함이다.
사람의 평균 혈압의 2배가 넘는 혈압을 가진 기린이 고혈압 문제를 겪지 않는 점, 세포의 수가 사람의 세포 수보다 100배나 많은 데도 암에 걸리지 않는 코끼리의 특성을 파악해보고, 사람에게 적용해 볼 수 있는 치료법과 예방법을 생각해본다.
특히 코끼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5장은 매우 인상적이어서 다른 이들에게 읽어보기를 추천해본다.
코끼리는 어느 정도 알려져있는 것처럼 매우 사회적인 동물인데, 자신들만의 언어로 교감하고 정보를 나누고, 슬픔을 공감하기도 한다. 포유류 중에서도 수명이 긴 편이라 70~80년을 살기도 하는데, 기억력이 좋아 30년 전에 겪은 홍수를 기억해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가족들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미리 이동해 있기도 한다고 한다.
암이라는 질병은 세포의 분열과 관계가 있으므로, 세포가 많으면 많을 수록 암에 걸릴 확률이 커져야 되는데, 코끼리는 거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오랫동안 연구되어져 왔는데, p53 단백질에 기초한 튼튼한 항암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라고 한다.
9장에 있는 치매 걸린 돌고래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고령화 시대가 오면서 어떤 질병보다 치매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인간이 생식능력을 잃고 난 후에도 수십 년을 더 사는 것에 주목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동물이 생식능력을 잃고 나면 죽음을 곧 맞기 때문이다. 인간처럼 돌고래도 생식능력을 잃은 후 오래 산다고 한다. 바로 이렇게 가임기가 끝난 후에도 오래 사는 것이 알츠하이머와 유전적 연관성이 있다고 가정하고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오래 살아서 커진 위험으로는 바로 치매와 당뇨인데, 최근 알츠하이머 연구에서 당뇨와의 연관성이 커지고 있다고 하니 , 부디 돌고래 연구가 인간에게 도움을 주기 바란다.
이 책 '꼬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인간의 질병을 공통 조상인 동물들의 각 생태 특성으로 이해하고, 극복 방법을 고민해본다. 동물들의 이야기이지만, 내 주변의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빠져들고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모범적인 융합생태학 도서로, 동물 생태나 의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의대/수의대 지망생들에게 추천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