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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기억책 - 자연의 다정한 목격자 최원형의 사라지는 사계에 대한 기록
최원형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5월
평점 :
"그림으로 말하고 싶은 사계절 자연 이야기"
이 한 문장으로 이 책을 설명할 수 있다.
저자는 EBS, KBS의 방송작가였고 현재는 생태/에너지/기후변화에 대해 글을 쓰고 강연을 한다.
'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 등의 책을 쓰기도 했다.
이 책은 그가 주변의 자연과 동식물을 관찰하며 그려온 손그림들과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대해 쓴 생각들을 담았다.
책의 제목처럼 사계절로 크게 나뉘어져 있는데,
- 입춘을 품은 겨울
- 제비가 보인다, 봄
- 능소화가 핀 여름
- 감나무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
그리고 - 야생의 생명과 연대하는 겨울
로 구성되어 있고, 꼭지마다 한 가지씩의 동식물들을 소개한다.
책에서 두번째로 나오는 내용의 소 제목이 '새들을 위해 전깃줄을 없앤 도시, 순천' 이다.
순천엔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순천만 습지를 보유하고 있어 수많은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이를 위해 순천시는 새들의 생존을 위해 순천만 주변 농경지의 전봇대와 전깃줄을 없앴다고 한다. 한국전력과 농민들을 오랫동안 설득하여 만들어진 철새 보호구역인 것이다.
게다가 친환경 방식으로 벼를 수확하여 흑두루미의 먹이로도 쓰고 있는데, 흑두루미는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상단에 있는 '우산종' 이라 , 흑두루미를 잘 보존하면 먹이사슬 전체에 포함된 하위 생물종들까지 보조하는 효과가 있다하니 이런 순천의 노력이 고맙기만 하다.
순천만은 꽤 유명한 관광지이니 한번이라도 가 본 사람들은 이 부분만 먼저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봄이 오면 길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민들레.
어릴 적 홀씨를 꺽어서 입으로 불던 기억 때문에 보이면 아직도 반가운 식물이다.
민들레는 여러해살이풀로 잘 보면, 작은 방석처럼 잎을 쫙 펼친 채 겨울을 지내는데, 이러한 형태를 로제트라고 한다고 한다. 냉이, 꽃다지 등의 여러 해 살이 풀들이 민들레 처럼 로제트로 겨울을 지낸다고 한다.
작은 곤충들 중 우리가 흔히 '해충'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있다.
무당벌레도 대표적인데, 귀여운 외모를 가졌지만 농사에 피해를 준다고 농약을 쳐서 없애기도 한다.
해충이냐 익충이냐? 를 나누는 기준은 바로 사람에게 도움을 주냐/마냐인데,
하지만 지구 생태계 전체로 본다면 그렇게 나눌 근거는 아무것도 없으며, 어떤 동식물이든 존재의 이유가 있다.
그리고 생태계의 균형을 깨는 건 오직 인간 뿐이라는 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깨알같이 그린 우리 주변의 소소한 동식물들과 그들의 습성, 이야기를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심각하고 어려운 기후환경책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훌륭한 교양 과학 환경 에세이가 되겠다.
지자체마다 시립/도립 도서관들에서 올해의 책 같은 것을 선정하는데,
이 책은 아마 여러 지자체에서 올 해의 책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