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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좀 다녀오겠습니다 - 마음을 움직인 세계 곳곳의 여행 기록
이중현 지음 / 북스고 / 2021년 1월
평점 :
코로나가 일상이 된 지 1년이 되었다.
이 상황이 1년이 더 지속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이제 정말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아늑한 카페에서의 커피 한잔, 일 끝난 후 동료들과의 시원한 맥주 한잔, 스포츠 관람 등의 일상이
'일상'이 아니게 된 요즘, 비행기 타고 가는 해외여행은 코로나 종식 이후 많은 이들이 원하는 것이 아닐까
해외여행의 추억과 즐거움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기에 여행서적만 한 게 없다.
스트리밍 동영상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지만, 직접 여행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낌과 감정을 풀어 낸 여행에세이의 소소한 감동은 동영상과는 다른 종류의 재미를 선사한다.

20대 초반의 이 젊은 친구는 군 전역을 앞두고, 막연한 미래에 대한 고민에 빠지고(대한민국 남자들은 요맘때 철이 들기 시작함... 학점은 어떻게 메꾸나,,등록금은 어쩌지,, 같은 사람다운 생각을 할 수 있게 됨)
세계 여행을 계획한다.
1년의 일정을 짜고, 예상 비용 2,500만원을 모으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1년을 일해 목표한 돈을 모으게 된다.
동남아부터 시작해 아프리카, 유럽, 남미, 북미 등을 거쳐 다시 한국으로 오는 400일의 세계 일주가 펼쳐진다.
남,북극 외엔 전 대륙을 자신만한 배낭을 메고, 불편한 대중교통과 걸음으로 누빈다.
희망봉을 등정하거나 높은 지역에 갈 때 고산병에 시달리기도 하는데, 20대 초반의 체력으로 충분히 이겨낸 것 같아 대견하기도, 부럽기도 하다. (나는 이 나이 때 뭘 했나,,,)
여행의 진짜 매력 중의 하나는, 뭔가 생각만큼 이쁘지 않은 여행지와 예상보다 힘든 일정 속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임을 많은 이들은 공감할 것이다.
작가도 준비했으나 어설프고 갑작스런 상황들 속에서, 드라마같은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었다.
그것들이 생각보다 길고 힘든 400일의 여행을 가능하게 해 주었고, 이 창창한 청년의 미래에 큰 힘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은 여행지의 이쁜 사진을 보여주거나 정보를 꼼꼼히 전달하는 여행서적이 아니고,
유명 쎌럽이나 베스트셀러 여행 작가들의 여행에세이도 아니다.
이제 자신의 삶을 펼쳐나가기 시작한 20대 청년의 세계여행 블로그를 모아서 읽는다는 느낌으로 볼 수 있는 담담한 여행 이야기이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하면서 공감할 수도 있고
내 아이도 커서 이렇게 (400일까지는 좀 그렇고,,,) 좋은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행복한 세계여행 이야기. '지구 좀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