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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고구려 - 700년 장수 기업 고구려의 비밀
양은우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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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역사에서 가장 광활한 영토를 가진 나라, 강대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그 기상을 드높였던 나라, 우리 민족의 강인함을 드러낸 나라가 어디였느냐고 물어보면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고구려라고 답할 것이다. 비록 삼국 통일의 위업은 신라가 이룩했지만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를 고구려라고 말해도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런 고구려는 무려 700년이라는 세월동안 존속했다. 그 당시 고구려를 둘러싼 주변 나라들의 존속 기간이 20년이 채 안 되었다는 사실과 비교해보면 고구려의 존속 기간에서 그 위대함이 다시 한 번 드러난다. 저자는 고구려가 700년도 나라를 이어갈 수 있었던 비결을 파악해보면 오늘날 그 당시처럼 혼란한 시기를 견뎌야 하는 수많은 기업들이 이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비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고구려에 대해 설명한다. 1부에서는 고구려가 주변의 그 어떤 나라에도 밀리지 않는 국력을 가진 강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이유들을 설명하고, 2부에서는 700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구려가 존속될 수 있었던 이유들을 설명한다.
저자가 말하는 고구려의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 이런 나라가 우리의 선조라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또한 저자가 말하듯이 고구려인 가졌던 생각과 그들이 취했던 방법들은 회사를 경영하는 이들에게 수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음도 분명해 보인다.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도 눈에 들어온 고구려의 모습은 나라 성장의 밑받침이 된 여성의 힘이었다. 저자는 유화부인, 주몽의 부인이자 2대 유리왕의 어머니, 소서노, 태조왕의 모친, 평강공주 등을 예로 들면서 고구려 역사를 이끈 남성들의 뒤에는 이들 여성의 힘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오늘날의 기업인들도 여성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오늘날의 우리 경영 환경에서 깊이 고민해야 할 이민족, 이문화를 받아들인 고구려의 모습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일민족임을 강조하는 사상을 가지고 있지만 고구려는 이와는 전혀 달랐다. 오히려 수많은 민족과 문화가 서로 하나로 합쳐진 나라였다. 고구려는 다양한 민족과 문화에 대해 활짝 열린 개방적인 정책을 추구했다. 대단한 사실은 수많은 민족, 문화가 뒤섞인 나라였음에도 다민족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기록이나 민족과 문화 차이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기록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이들 다민족, 다문화인들을 포용한 고구려의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렇기에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와 다민족, 다문화 가정이 점차 많아지는 상황에서 각각의 기업인들은 이들을 어떻게 포용해야 할지를 깊이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광활한 벌판을 달리며 드높은 함성을 지르던 그들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이런 고구려인들이 남긴 기상과 이들이 나라를 경영했던 정신은 수많은 기업들이 소리 없는 전쟁을 일으키는 현대 사회의 기업인들 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이라는 강대국들에 둘려싸여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압박받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