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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 답한다 - 사람, 자연, 종교 그리고 싦과 죽음
허태수 지음 / 호메로스 / 2015년 5월
평점 :
<내 생각에 답한다>는 현재 성암감리교회 담임목사로 시무 중이신 허태수 목사님이 사람과 사회, 자연과 문명, 삶과 죽음, 종교와 사색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가 목사님이라고 해서 모든 이야기들이 종교적인 관점에서 쓰인 것은 아니다. 삶을 살아오며 저자가 느끼고, 깨달은 이야기들이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들려준다.
물론 기독교인인 나로서는 신앙적인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삶이든, 죽음이든 그 어떤 것도 하나님과 분리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오히려 종교적인 색채가 많이 담기지 않은 이 책이 조금은 부담스러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다른 재미도 있었다. 동방박사를 이끌었던 별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위한 과정이나 예수님이 태어난 외양간이 실제로는 손님방이라는 이야기들은 신앙생활을 한 이후로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였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도 <인생은 ‘끈’>이라는 글이라는 가슴에 깊이 와 닿았다. 저자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다섯 가지 끈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매끈, 발끈, 화끈, 질끈, 따끈한 사람. 이 다섯 가지 ‘끈’ 중에서도 따끈한 사람이 가장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각박해지고, 그저 온라인상에서의 관계만 있을 뿐 서로 간의 실제적인 소통이 점차 줄어드는 시대. 옆집에서 사람이 죽어가도 알지 못하는 시대, 이웃사촌이 아닌 이웃 웬수라는 말이 더 자주 들리는 시대이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또 다른 깨달음을 준 글은 <목사와 중과 무당>이었다. 이 글 마지막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울리히 벡은 <자기만의 신>에서, 요즘 사람들은 무당의 신이나, 불교의 신이나, 기독교의 신을 믿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신’을 믿는다고 했다. 뭐가 되었건 자기에게 유익하면 된다는, 그런 생각에서라는 것이다. (p.57)
자기 자신, 자기 가족만을 생각하는 믿음이 과연 참된 믿음일까? 그렇기에 자기만의 신을 찾는 요즘 사람들은 저자의 말처럼 모두 사이비에 빠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여러 이야기들이 곱씹고, 곱씹고, 또 곱씹어야 할 내용들이다.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그런 내용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