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몫
파리누쉬 사니이 지음, 허지은 옮김 / 북레시피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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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라는 나라는 그렇게 잘 알지 못했어요. 별다른 관심을 가졌던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이런 얘기는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났어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상당하다고. 그래서였는지 모르지만 이란 정부가 두 번이나 판매금지 조치를 취한 작품으로 이란 여성들의 억눌린 삶을 대변하는 소설이라는 표현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이 소설은 마수메라는 한 여성을 통해 이란 여성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어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여성에 대한 차별이 극심한 나라에서 교육을 받는 것조차 힘들 수밖에 없는 이란 여성들. 그나마 마수메는 아버지의 사랑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를 시기하는 오빠들과 남동생, 여성에 대한 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어머니 밑에서 수없이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보내죠.

 

그 뿐만이 아니에요. 원하는 않는 결혼을 억지로 해야 하고(다행스럽게 마수메의 남편은 개방적인 의식을 갖춘 사람이라 그녀를 동등하게 대하지만요), 남편의 부재를 혼자서 감당하며 아이들을 키워야 했고,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자 했을 때 이기적인 자녀들의 모습에 상처를 입어야만 했던 마수메. 그런 그녀는 이란 여성을 대변하고 있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모든 여성을 대변하는 인물이 아닌가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남녀평등을 당연시 하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에 대한 차별이 넘치는 사회, 자신의 삶이 아닌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야 한다고 은근히 강요하는 사회. 이런 사회에서 사는 모든 여성들도 마수메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가시질 않았어요.

 

<나의 몫>이라는 제목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과연 나의 삶에서 나의 몫은 무엇일까요? 나는 내 몫을 제대로 누리며 살고 있을까요? 깊이 고민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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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의 역사학자, 그들만의 세상 - 역사학계의 친일파는 어떻게 살아남았으며, 어떻게 증식하고 있는가?
김명옥 외 지음 / 만권당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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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심이 많지는 않지만 주류 사학계와 민족 사학계의 대립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 여러 번 들었어요. 역사학계의 현실을 들으면서 정말 놀랐던 것은 식민사관이 여전히 이 땅의 역사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었죠.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너무 놀라 어안이 벙벙해졌던 기억이 나네요.

 

이 책은 그런 제게 더 큰 충격을 주었어요. 여전히 주류 역사학,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강단사학계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일제의 식민사관을 그대로 추종하고 있어요. 역사학계의 그런 모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그렇다 치더라도 이들을 옹호하는 언론의 모습은 정말 커다란 충격이었어요. 그것도 조중동으로 분류되는 보수 진영의 언론뿐 아니라 한겨례, 경향 등 소위 진보라고 불리는 언론들조차 이 문제에 있어서는 하나가 되어 역사 왜곡의 선봉장으로 나서고 있다니. 이를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요.

 

[역사비평]이라는 진보 잡지에서 다룬 어이없는 주장들은 또 어떤지. 역사에 그다지 조예가 없는 나에게도 이들은 무엇을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하는 지 알 수가 없었죠. 물론 이 책은 그들의 행태와 주장을 비판하기 위한 글들을 모아놓은 것이기에 그들의 주장이 왜곡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생각해봐도 그들의 주장은 분명 일제의 식민사관을 잇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었어요.

 

이 책의 모든 내용이 옳다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이 구절만큼은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역사에서 절대적인 진실은 없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 역사학은 겸손한 자세로 정직하고 개방적인으로 연구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객관성을 확보한다.... 지식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집단 전체와 오랜 세대에 걸친 동시대의 공유물이기 때문이다(p.53)

 

모든 역사학자들이 이런 태도를 갖추고 자신의 이론을 들여다보기를 바랍니다. 역사는 우리의 미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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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사는 집
정정화 지음 / 연암서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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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정정화라는 작가의 이름이 낯설었지만 이 단편집을 선택해서 읽은 이유는 책에 수록된 단편이자 책 제목이기도 한 <고양이가 사는 집>이라는 글귀 때문이었어요. 어렸을 때 고양이를 키웠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풀어냈을지 궁금해졌어요.

 

단편집이라 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고 가장 궁금했던 ‘고양이가 사는 집’부터 읽었어요. 생각했던 내용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 잠깐 동안이지만 당황스러웠어요. 실직한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가 새끼를 낳은 어미 고양이의 이야기와 어우러지면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어렴풋이 느껴지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라서 그런지 무언가 아쉬움이 남기는 했어요.

 

다른 작품들도 하나씩 읽어가면서 작가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조금은 알 수 있었죠. 이 시대의 가장 낮은 곳에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의 삶을 그려낸 작품들은 현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듯해서 가슴 한 쪽이 아프면서도 시원한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우리가 몰랐던, 어쩌면 알면서도 모른 척 외면했던 이야기들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같은 여성으로서 공감할 수 있었던 이야기도 있고, 한 아이의 엄마로서 분노하면서도 공감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도 있었어요. 또한 어렸을 살았던 시골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10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소설의 기능이 무엇일지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글을 통해 우리가 잊고 살았거나 외면하고 살았던 인간의 본질적인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그런 기능이 소설에 있다는 것을요. 특히 시대적으로 아픔을 나눠야 할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동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요.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한 사람이 살아온 삶의 굴곡을 돌아보게 한 <김필립>이라는 단편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생각나게 한 그런 작품이었어요.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요.

 

작가의 첫 번째 작품집을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현실을 제대로 보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할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였기도 하고요. 얼마나 변화된 삶을 살지 아직은 확실하지 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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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당신을 부르다가
시로야마 사부로 지음, 이용택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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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뭐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사랑, 이런 그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관계를 이렇게 애틋하게 표현한 저자의 이야기가 얼마나 큰 감동을 주었는지 몇 마디 말로 표현할 수 없네요. 그저 이들 부부처럼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큰 바람만이 남았어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잘 몰랐지만 저자 시로야마 사부로는 문학계 신인상, 나오키상, 아사히상 등을 수상했으며 일본 경제소설의 아버지라는 평을 받는 대단한 작가에요. 이 책은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7년 동안 저자가 아내를 그리워하며 쓴 글들을 모아 수록한 작품이에요.

 

1부에서는 저자와 아내와의 만남부터 살아온 나날들을 들려주고 있어요. 이 글을 읽다보면 이들 부부가 사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부러운 마음이 절로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우리 부부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기도 했죠.

 

남편을 응원하기 위해 강의장을 찾은 요코, 남편의 필명을 알지 못할 정도로 남편만의 공간을 인정한 요코. 같은 여자가 보더라고 그녀의 통통 튀는 매력은 너무나 사랑스러워요. 제게는 없는 그런 매력이라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고요.

 

그런 아내와 함께 산 남편이 아내를 떠나보낸 후 얼마나 큰 상심에 빠졌을지는 금방 공감할 수밖에 없었어요. 물론 이런 경험을 하기에는 아직 어리지만 사랑하는 엄마를 떠나보냈을 때의 감정이 다시 살아나면서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죠.

 

저자가 느낀 상실감을 정말 잘 표현한 문장을 함께 나눠보고 싶네요.

 

“한숨도 자지 못한다는 말을 처음으로 이해했어.”(p.178)

 

누구든지 툭 던지는 말이지만 이 말이 이렇게 아프게 다가올지는 몰랐어요. 자신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지도 못했다는 저자의 말에서 그가 얼마나 가슴 아파하는지가 제게도 절절하게 다가왔어요.

 

언젠가는 저자처럼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하는 일을 겪게 되겠죠. 저자처럼 그리움에 한숨도 자지 못할지도 모르겠고요. 그래도 이들 부부처럼 예쁘게 살고 싶네요. 서로를 위해 주고, 서로를 아껴주고, 서로를 지지해지는 그런 사랑을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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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의 대화가 편해지는 영어잡담의 힘 - Small Talk
이보영 지음 / 말랑(mal.lang)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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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영어공부를 하면서 가장 큰 효과를 본 방법은 간단한 대화를 끊임없이 시도해보는 것이었어요. 직업상 외국인들을 자주 접하는데 업무적인 대화를 통해서도 영어 실력이 조금씩 나아지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일상적인 얘기를 나눈 것이 실력 향상에 더욱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이보영의 대화가 편해지는 영어잡담의 힘>은 간단한 잡담을 통해 어떻게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는 지를 알려주는 책이에요.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간단한 대화에 필요한 영어 표현도 있지만 그보다 더 유용한 내용은 대화를 어떻게 이끌어야할지를 알려주는 간단한 기술 혹은 전략들이에요.

 

저자가 알려주는 기술들은 영어로 대화할 때에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에요. 잘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 활용하면 어디에서나 통하는 기본적인 태도나 방법 혹은 대화거리를 알려주고 있어서 일상생활에서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팁이 아닐까 싶어요.

 

간단하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내용과 그 상황에 어울리는 간단한 영어표현을 제시하면서 실제 대화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어요. 저자의 강의와 원어민 발음은 QR코드로 들어볼 수 있고요.

 

영어는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워요. 지금도 어떤 때는 외국인 앞에서 벅벅거릴 때도 많고요. 그렇지만 저자의 말처럼 스몰 톡(small talk)으로 외국인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금씩 쌓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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