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 원자, 전자, 원자핵 등 분명 꽤 오랜 시간 접하고, 공부하고, 시험도 보고했는데 막상 아이가 책을 보다, 아니면 일상생활에서 물어보는 질문에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얼버무렸던 경험이 있다. 책 한번 다시 보면 다 기억 날것 같은데, 그 한번 보는 게 왜 이렇게 어려웠는지 미루고 미루다 정말 딱 맞는 책을 발견했다. 바로 '파도파도 재밌고 까도까도 유익한 원소 이야기' 이다.

머릿말에서 작가는

원소를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 주변의 물질뿐만 아니라 우주에 있는 물질까지 포함한 '근본'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물질 가운데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이 1억 종류가 훨씬 넘는데, 이 엄청난 종류의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들은 현재 118종류가 밝혀졌습니다. 그중에서 천연으로 존재하는 원소는 약 90종류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8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챕터 별로 주제가 있어 해당 주제를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 사례가 다양하게 서술되어 있다. 우선 원소의 기초를 이해하는 내용에서 시작한 뒤, '우주와 지구' '인류의 역사', '사고 및 사건'에서 발견되는 원소', 우리 일상 생활 중 '부엌과 식탁에서 만나는 원소', 빛과 색으로 볼 수 있는 원소, 쾌적한 생활에서 원소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첨단 기술 속에는 어떤 원소의 역할이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8개의 챕터 중 내가 가장 관심있게 본 챕터는 1. 원소의 기초를 이해해 봅시다! '원자란 과연 무엇일까요?' , 5.'부엌과 식탁'에 존재하는 원소'의 수돗물에는 어떤 원소가 들어 있을까? 7. 첨단기술 속의 원소의 '리튬 이온 이차전지는 어떤 것일까요?'이다. 그러나 이 주제들 외에도 가정에서 독가스가 발생할 수 있을까요? 루비와 사파이어는 같은 보석일까요? 자동차 배기가스는 어떻게 정화하는 걸까요? 등 제목만으로도 정말 궁금하고 책을 펴볼 수밖에 없는 다양한 토픽들로 가득 차 있다. 아이와 밥을 먹으며, 또는 아이가 원소에 대해 궁금해할 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주제가 58가지나 들어있다. 화학 책 앞장에 늘 자리하고 있는 주기율표를 저자가 이야기하는 다양한 실제 사례와 함께 보다 보면 단순한 주기율표 속 원소기호가 아닌 원소가 갖고 있는 무궁무진한 이야기와 과학적 지식을 접할 수 있다. 내가 중학생 때 교과서 보다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화학을 더 크게 이해하고 더 가깝게 느꼈을 것 같다.


이 책은 많은 장점이 있는데 우선 첫번째는 본문에 설명이 필요한 어휘에 대한 설명이 책 가장 뒤에 표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단어가 적혀 있는 페이지 하단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설명이 없어도 읽을 수 있고, 설명이 책 맨 뒤에 있어도 앞, 뒤로 찾아가며 읽을 수 있지만 이러한 책 편집의 배려로 책을 더욱 즐겁고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두번째 장점은 이해하기 쉽게 표현된 그림설명이다. 원소, 원자, 원자핵, 전자 등 눈으로 볼 수 없는 개념이라 특히 그림 설명이 큰 도움이 된다. 원소의 구조, 원리에 대해 친절한 그림 설명으로 책의 난이도를 낮춰 초등학생 아이도, 중학생 아이도, 혹은 화학에 큰 관심이 없었던 독자에게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사이사이 배치된 그림으로 본문의 내용을 끊어 읽을 수 있어 읽고 이해하는 부담도 덜 수 있다. 다양한 그래프 역시 가시성을 높이고 본문 이해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세번째 장점은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흥미로운 토픽이다. 쉽고 재밌다는 표지와 제목만 믿고 책을 샀는데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은 책을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제목과 책 내용이 정말 잘 어울린다. 58가지 주제는 각각 8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주제만 보더라도 평소 내가, 그리고 초등학생 아이가 궁금해하던 내용들이다. ‘가장 먼저 탄생한 원소는?’, ‘플라스틱과 종이는 친척?’, ‘루비와 사파이어가 같은 돌이라고?’ 등 재미있는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작가는 이전에 저술한 원소에 대한 책과 달리 이번 책에서는 젊은 과학자와 공동 저술했다고 밝히며 트위터에서 읽은 젊은 과학자 겐소 가쿠탄에게 배울 점이 많았고, 그의 젊은 감각을 살리고 싶다고 했다. 작가의 이런 오픈마인드가 책을 읽는 내내 느껴졌고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고 배우려 하는 자세도 인상 깊었다. 덕분에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더욱 즐거웠고 작가의 다른 저서 '재미있어서 잠 못드는 원소'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주문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에서는 '원소'를 바탕으로 여러분을 다양한 세계로 안내하려고 했습니다. 좀 이상할 수 도 있겠지만 , 이 책에 적혀 있는 것을 모두 암기하자는 의도로 쓴 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여러분이 가본적이 없는 세계를 원소를 통해 어느 하나라도 살펴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쓴 책입니다.

이 책도 여러분이 다음 한 권을 읽고 싶어지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맺음말 중에서

이 책을 통해 아이와의 대화가 더욱 풍요로워졌고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도 많아졌다. 피상적으로 알 것 같은 것이 아닌 정확한 사실을 텍스트로 읽고 이해하니 머릿속이 개운한 느낌이다. 원소에 관심있는 아이가 이 책을 읽는다면 세상을 보는 눈이 더욱 넓어지는 기회가 될 것이다. 초등 고학년, 중학생 아이가 학교에서 주기율표를 외우고 화학식을 쓰기 전에 읽어 보았으면 좋을 것 같아 추천하고 싶다. 원소라는 것이, 화학이라는 것이 단순히 암기하는 기호가 아니라 우리 일상에 이렇게 가깝게 있고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은 것이 원소라고 알려주고 싶은 작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재미있지만 알찬 내용을 책을 알게 돼서 참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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