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노린 음모
필립 로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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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6 - 미국에서 가장 파랗고 가장 푸르고 가장 새하얀 모든 것 위에 시커먼 하켄크로이츠가 찍혀 있었다.


이 소설은 1940년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3연임에 실패하는 바람에 미국이 2차 대전 참전을 하지 않게 되는 가상의 1940~1942년을 배경으로 한다.

2004년 발표되고 이후 트럼프 당선으로 극우주의, 선동과 파시즘 정권을 예견하며 그 양상을 치밀하게 묘사했다는 점에서 격찬 받았다는데... 국가의 '주체성 상실'과 '집권 1~2년만으로도 파괴적 분열'을 촉발한다는 데서 현재의 한국과 더 가깝게 느껴진다.

p443 - '우리의 미국 지방장관'

'일본의 한국 총독'

정확하게 겹치는 이 당혹감.

p491 - 아버지는 저항을 선택했고, 랍비 벤겔스도르프는 협력을 선택했고, 몬티 삼촌은 자기 자신을 선택했다.

최초의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한 찰스 린드버그가 대통령이 되고 그는 친나치, 중립, 비참전을 모토로 삼는다.

일곱살의 필립 로스는 친나치를 표방하는 린드버그 정권 하에서 유대인인 그의 가족(부모, 형, 사촌형, 이모, 삼촌)들 각자가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서 두려움을 느끼는데...

대개 소설은 현재 사회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인물을 투입해 썼다면, 이 소설은 가상의 사회를 자전적 인물(들)을 통해 분석하고 예견하고 있다.

이 기이한 사실감, 현장감, 그리고 익숙함.

소설만이라면 '필립 로스'의 소설치고는 흥미진진하고 그답게 무서우리만치 미국적 현실감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어서 즐겁게 읽었겠지만... 불안한 긴장감이 옥죄는 듯하기도 하다.

물가는 적당히 견딜만큼 오르는 듯하지만 도처에서 폐업을 하고, 방파제 역할을 했던 단체나 기관들이 줄줄이 목숨줄을 위협받고 있으며, 말도 안되는 말들이 하나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저자의 견해에 따른다면 대공황을 건넌 미국이 극우정권의 분열(분리)주의를 버티는 마지노선은 2년이다.

1년만에 3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소금을 구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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