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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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우리 사회에 대한 피로감...무력감... 들이 지난 몇 년동안 나를 가만히 짓눌러왔다. 20대에 회사 월차까지 내고 여성정치세미나를 들으러 다닐만큼 정치에 관심이 있었는데... 관심을 가질수록 좌절감이 더 깊어지는 것 같아서...결혼하고 애를 키우면서.... 반드시 투표도 하고 조중동 폐간운동에도 참여했지만...광화문 촛불광장은 애기들 어리다고 만류하는 남편때매 못가구. 여전히 답답함은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책상 위에 눈물, 콧물 닦은 휴지를 쌓아가며 며칠을 울고, 봉화마을에 추모도 갔지만...여전히 답답함은 있었다.우리 사회에 진정 정의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을까...의심스러웠다.

내 힘은 너무나 미약하게 느껴져 외면하고 있을 때...박원순, 안철수...서울시장재보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약간의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 시대 가진자들, 집권자들에 대한 분노가 다시 불타올라서 ...밤잠을 설치고..당일 배송으로 어제 오후에 받아서 새벽까지 1권 독파! 복잡했던 사건들이 너무나 재미있게(?) 흥미진진하게 설명되어 있는 걸 보구 속이 다 시원했다. 그래! 우리 사회에 필요한게 이런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씨바'라는 말이 이렇게 후련하게 쓰일 수 있다니!! 비속어의 가치를 내가 진정 이 책을 통해 발견했다.

정치는 어려운 것도, 이론적인 것도 이성적인 것도 아니다. 너무나 우리 일상에 밀접하게 와있고, 우리의 스트레스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며.... 무엇보다 김어준은 대중이 감정에 의해 지도자를 결정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그걸 이 책을 읽는 정치인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네들이 이 책 좀 읽고 국민이 뭘 원하는지 깨달았음 한다. 이렇게 쉬운 언어로 직설화법으로 김어준이 얘기하는데도 못알아듣는다면 정말 꼴통들일거다. 

 ...그런데 밥줄 때문에 입을 다물면 스스로 자괴감 들어. 우울해져. 자존이 낮아져. 위축돼. 외면하고 싶어. 그러니까 지금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건, 위로야. 쫄지 마! 떠들어도 돼, 씨바. 그런 자세는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 위로를 주고 싶어.(306페이지)...  

 '위로를 주고 싶어'라는 구절을 읽는데 눈물이 주욱 흘렀다.  

지금 사람들이 찾고 있는 건 그게 아니야. 자기 마음을 줄 사람, 그리고 그 마음이 배신당하지 않을 사람을 찾는 거지.(73페이지) 

김어준이 우리 대다수 국민들의 절망감과 슬픔과 무기력감을 이해한다는 것에서 희망을 보았다. 제발 민주,진보정당들은 '닥치고' 김어준의 말을 듣기를 바란다. 김어준 말이 백번 천번 맞거든. 정말 민주당은 시시하고 별볼일없어서 내 마음을 주고 싶지가 않고, 진보정당들은 너무 비장하고 잘난척하고 재미없어서 싫다는 거 좀 알아챘음 한다. 한나라당은 휴우... 정말 알라딘 리뷰 한 줄 쓰기에도 질 떨어져서 생략!

우리 사회에 정의가, 법질서가 진정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한다. 이 책이 내년에 우리가 먼저 세상을 떠나신 김대중, 노무현 전대통령 이상으로 존경할 수 있는 새 대통령을 맞이하는데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그래서 난 오늘 희망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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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깡이다 2011-10-20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라보~ 봐야것네 캬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