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보이지 않아 카르페디엠 34
수잔 크렐러 지음, 함미라 옮김 / 양철북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무슨 말이긴, 말한 그대로지. 그냥 그 자리에 있지 않다는 말이야. 아빠가 나를 때릴 때면 나는 벽을 보며 어느 한 점을 찾아. 그런 다음 그 시간 내내 그 점만 봐. 그러곤 내가 어딘가 다른 어떤 곳에 가 있다고 생각해. 그러면 그게 돼. 아빠가 발작을 일으킬 때면 언제나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어딘가 다른 곳에 가 있어. 그러면 나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아. 나는 더는 거기 있지 않으니까.” p134

 

이 부분을 읽는 데 더욱 가슴이 아팠다. 물론 처음부터 이 책 코끼리는 보이지 않아 의 내용을 알고는 있었다. 그렇지만 알고 있는 내용일지라도 그 내용을 다시 보게 되면 참 가슴이 아프고 답답함이 몰려온다. 아빠의 발작이 일어날 때마다 아이는 다른 곳을 바라보며 마치 그곳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을 한다니 말이다.

 

율리아와 막스는 10살도 안 된 어린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어린 시절 동네 아이가 죽은 사건이 있었다. 아마 이야기를 살짝 듣자니 부모의 구타로 죽은 것 같다. 그런데 그 가여운 아이는 아파서 죽은 걸로 되었다. 그리고 죽어서나마 흰 색 드레스를 입고 저세상 가는 길에 그 옷을 입게 되었다, 평생 예쁜 옷을 한 번도 입어 보지 못한 아이는 죽어서 입게 된 것이다. 그리고 동네에 불이 난 적이 있다. 부모의 싸움으로 태어 난지 얼마 안 된 아이가 죽었다. 어른이나 다른 사람들은 불이나자 피신을 했지만 아이는 피신하지 못하고 죽어간 것이다. 이렇게 어른들의 실수와 만행으로 아이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참 답답하고 가슴이 아팠다. 세상에 누구를 믿고 살아야한단 말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래도 이런 사람들보다 믿고 의지하고 좋은 어른들이 더 많을 거야.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마샤는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할머니 집에 내려와 사다. 아버지는 아버지 나름의 일을 하시고 가끔 딸 마샤를 보러 온다. 이 마을은 아주 조용한 마을이다. 오래전부터 사건도 없고 사고도 없는 그런 조용한 동네다. 어른들은 이 마을이 아주 평화로운 마을이라고 항상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신다. 그렇기에 다른 이들의 안 좋은 면은 보지 않으려하고 좋은 면만 보고 생각하려고 한다. 그 와중에 율리아와 막스는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하고 산다. 그런데 어른들은 다들 입을 다문다. 물론 알고 있는지 아니면 이 아이들의 부모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특히 우리 마을을 그런 마을이 아닌 평화로운 마을이야 하는 생각으로 산다.

 

놀이터에 나간 마샤는 누구하나 놀아줄 사람이 없이 외로운 아이다.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지내는 날들이 많다. 그런데 마샤에게 어느 날 남매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남매의 동생은 뚱뚱했다. 그리고 누나인 율리아가 마샤에게 다가와서 두 사람은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친해졌다. 그리고 막스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면서 산다.

야 비계자루, 코끼리는 밥을 얼마나 먹냐?” p23

잘한 일이 아니었어. 전혀! 코끼리가 자기가 죽을 때를 안다는 이야기도 해 주었단 말이야. 아프리카 코끼리들은 자기가 죽을 때를 안대. 언젠가 방송에서 본 적이 있었거든. 그때가 되면 코끼리들은 늪지대로 가서 한동안 기다린대. 그러다 어느 순간 그냥 죽는다고 했어.” p26

놀림을 당하며 사는 막스에게 누가가 코끼리 이야기를 해줬다. 누나인 율리아는 코끼리가 멋지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는데 동생 막스는 아버지에게 시달림이 심하고 친구들의 놀림으로 그 이야기를 듣고 코끼리 같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막스는 먹을 것을 들고 지하에 내려가 그것을 먹고 죽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가 얼마나 힘들면 그런 생각을 할까? 가슴이 아팠다.  참 코끼리는 죽으려고 그곳에 가는게 아니라고 한다. 이가 빠지고 연약해져서 늪지대에가서 풀을 먹고 살다가 죽는다는 것이다. 때가 되어 죽는 다는 것이다.

 

마샤가 본 아이들의 살짝 모습들은 기가 막혔다. 막스의 이마를 보니 멍이 든 자국이 있었고 살짝 배를 보았는데 거기에도 다친 흔적들이 있었다. 그리고 막스는 이상한 행동들을 했다. 아마 이 모든 것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아이들의 집에 간 마샤는 막스가 아버지에게 맞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런데 이 사실을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말씀 드려도 믿지를 않는다. 그리고 동네에서 맞는 다고 말한 이웃이 이 동네에서 쫓겨났고 의사 한명은 이 사실을 말하고 사과를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 동네는 아이들이 맞는 것에 비밀이 되었고 아는 지? 모르는지? 어른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이 동네는 살기 좋은 평화로운 동네라고만 말씀하셨다.

 

 

그래 결심했어? 마샤는 아이들을 몰래 숨기기로 생각한다. 아버지에게서 아이들을 피신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동네 보리밭 한가운데 오두막에 아이들을 피신시킨다. 물론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아파서 아버지가 부탁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 오두막은 한 여름에 지내기에 무척이나 더워서 아이들이 생활하기에 힘이 들었다. 그렇지만 마샤는 며칠 동안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돌보고 싶었다. 아이들을 부모에게서 멀리 떼어 놓는 게 아이들을 살리는 길이라 생각한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여기 있으면 고아원에 버려질 것이고 아버지가 엄마와 떨어지게 할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아버지가 무서웠지만 엄마가 좋았던 것이다. 엄마와 떨어져서는 살기가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열세 살인 마샤가 아이들을 담당하기에 많이 어렸다. 어린 마샤는 그래도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돌보았지만 점점 지쳐갔다. 그리고 아이들도 마샤를 의심하게 되고 집에 데려다 달라고 한다. 그리고 자기들이 있었던 모든 일들은 비밀로 해달라고 약속을 한다. 특히 아버지에게 맞은 사실 말이다. 마샤는 율리아와 막스에게 약속을 한다. 아버지에게 맞은 사실을 동네 어른들에게 말하지 않기로 말이다.

 

며칠 후 동네에서 아이들을 찾게 된다. 아이들이 있던 곳은 개, 돼지우리 보다 못한 곳이었다고 뉴스가 나오고 마샤가 아이들을 가뒀다고 뉴스가 나온다. 동네 사람들은 마샤의 집에 행패를 부리고 돌을 던진다. 그래도 마샤는 아이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약속이 중요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아무도 마샤를 믿지 못하는 가운데 할아버지만 마샤를 믿어준다. 그리고 점점 마샤가 진실을 고백하게 되고 경찰들은 아이들 건강으로 병원에 진료를 맡기는데 거기서 사실 율리아와 막스의 몸을 보게 되면서 점점 진실을 알게 된다 아이들은 오두막에 있던 시기보다 더 오래 전부터 온몸에 멍 자국이 있고 뼈가 부러져 아무는데 이상하게 아문 자국들도 있고 심한 상처가 한두 군데가 아닌 것으로 말이다. 어른들은 이런 사실을 보면서 많이 반성해야 한다. 이상한 동네가 아닌 그저 살기좋은 동네, 평하로운 동네만을 강조한 어른들이 만든 사건은 아닐런지 말이다.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는 세상이 올 것이다. 요즘도 텔레비전 뉴스나 여러 인터넷으로 사건과 사고를 본다. 가족 간에 사건과 사고들이 참 많은 세상이다. 이런 사건과 사고들 제발 일어나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특히 며칠 전 뉴스에서 어느 교회에서 아이를 버릴 거면 이곳에 라는 곳이 있었는데 그 곳에 아이를 버리는 숫자가 더 늘었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이런 추위에 갓 태어난 아이를 버리면 얼어 죽을 것이다. 그래도 그 아이를 살리겠다고 그곳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그곳으로 인해 더 버리는 퍼센트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것만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버리지 않는 것 그것이 최선일 것이다. 거기에 아이들 성교육도 철저하게 시켜주길 바랄 뿐이다. 자식을 둔 부모로서 참 걱정이다. 참 사건도 많고 사고도 많은 이 세상 평화롭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없는 건가? 이렇게 아이들에게 학대를 하고 행패를 부리는 부모들은 좀 살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도 아이들 혼낼 때 매를 드는데 이것도 하지 말아야겠다. 어른으로서 이런 책을 읽으면 반성하고 또 반성하게 된다. 추운겨울 내 주위를 살며시 돌아다보는 그런 사람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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