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더 돔 1 밀리언셀러 클럽 111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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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돔>을 접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작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이 작품의 방대한 양에 대한 압박을 극복해야 합니다.

 

두터운 책으로 이루어진 시리즈 3권은 시간도 없고, 스마트폰에 물들어 있는 현대인에게 충분히 버거울 수 있는 양입니다(이것 때문에 저 역시도 책 구입 후 장시간 선택을 받지 못하고 책장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일랑 싹 붙들어 매셔도 됩니다. 책장을 여는 순간 마지막 3권까지 정말 책을 놓기 힘든 강렬한 스토리에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도리어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참 아쉬워서, 한 권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새삼 탁월한 이야기꾼인 스티븐 킹의 저력이 다시한번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소설의 배경인 미국 동부의 작은 마을 체스터밀...인구는 약 1천명, 모두가 백인(흑인 0, 동양인 1명)으로 이루어졌고, 공화당 지지자가 많은 전형적인 중상류층 사회로 구성된 평화롭고 평범한 마을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 마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돔이 내려앉아 마을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게 됩니다. 이런 황당한 설정은 미스테리 소설 중에서도 상당히 수준급이라 생각됩니다.

 

어떠한 것으로도 뚫어지지 않는 돔...공기와 물은 겨우 통과할 정도이고 그 외의 것은 절대로 통과하지 못하는 돔이 갑작스레 둘러싸이다 보니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마을은 혼란에 빠집니다. 마을을 장악하고 있는 짐 레니는 이 상황을 이용해 자신의 야욕을 더욱 키워나가고, 이를 저지하려고 하는 전직 이라크 참전용사 데일 바버라와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집니다. 바로 여기까지가 이 소설의 배경이자 미리 오픈 된 스토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후 발생하게 되는 흥미로운 스토리와 사건들, 개성있는 등장인물들과 인간관계의 변화, 불신, 증오 그리고 끔찍한 결말은 책을 통해 충분히 음미하실수 있습니다.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존재는 바로 '돔'입니다.

 

먼저 그 생성과정부터가 미스테리입니다. 과연 어디에서 왔고, 탈출 가능성은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후반부로 가면서 돔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지만 살짝 황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상당히 공감이 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중심은 돔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돔이 만들어짐으로 해서 벌어지는 사회의 변화...추악한 인간의 본성에 있습니다.

 

돔에 갖힌 마을 체스터밀은 사실 우리 지구의 축소판이자 인간사회의 모순을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외부와 단절되자 나오는 갖가지 혼란과 모순(질서있는 사회에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을 것 같은 부조리 등)은 우리가 과거에 경험했고, 현재에도 나타나고 있는 문제들과 매우 닮아 있으며, 후반부에 나오는 체스터밀의 몰락과정은 미래학자들이 우리에게 수차례 경고하고 있는 인류 종말의 문제와도 깊은 연결선상에 있습니다.

 

스티븐 킹은 돔에 가두어진 인간들의 행동방식을 마치 실험용 모르모트를 관찰하듯 담담하고도 잔인할 정도로 냉정하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감동이나 영웅담, 휴머니즘등은 이 소설에서는 아예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선한 편이든 악한 편이든 철저히 인간의 본성대로 행동합니다. 야욕과 생존이라는 인간의 야수같은 면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그래서인지 더욱 많은 공감이 가고 책을 읽은 뒤에 남는 여운도 더욱 진한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참 재미있고 잘 만들어진 영화처럼 기억 속에 오래남는 작품입니다. 마치 미드처럼 시즌 2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헛된 망상까지 불러 일으키는 듯 합니다. 실제로도 이 작품은 미드와 상당히 친근한 느낌이 소설 곳곳에 묻어있으며, 인터넷을 뒤져보니 올해 미드로 방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소설로 얻은 느낌이 스크린에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 꼭 한번 보고 다시한번 체스터밀의 세계로 빠져들어가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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