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일구
시마다 소지 지음, 현정수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시마다 소지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일본 미스테리 작가입니다.

 

그 이유는 <점성술 살인사건>을 통해 그의 뛰어난 트릭에 감동했었고,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를 통해 한국을 바라보는 정직한 일본인의 양심에 또 한번 감동했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작품들에는 유난히 한국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의 한국에 대한 시선은 무척이나 따뜻하고 올바릅니다. 일본 우익들이 봤을 때는 아주 싫어하겠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요사이 접한 그의 작품에서는 이미 미스테리라는 장르를 뛰어넘은 그 무엇인가가 느껴집니다. 즉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신 본격의 시작을 알렸을 만큼 트릭의 대가이지만 이제 그의 작품은 작가의 완숙함과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적 시선이 미스테리와 결합해 한층 더 진화해 성장하는 그러한 과정에 놓여져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이번에 읽은 <최후의 일구> 역시 명탐정 미타라이 시리즈이긴 하지만 이미 미스테리 장르를 뛰어넘은 작품으로 보는 내내 그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 버렸습니다. 평생 2류로 살아야만 했던 한 남자의 독백을 접하며 나 역시도 일류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기에 이야기에 더 동화되어 버렸던 것 같기도 합니다.

 

시마다 소지는 이 작품에 굳이 미스테리 요소를 억지로 집어넣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이상한 사건이 있고, 그 사건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후반부에 삽입해 놓긴 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보다도 다케타니 료지와 다케치라는 두 사나이의 뜨거운 이야기입니다. 더욱이 야구를 좋아하는 나에게 두 사람의 야구 이야기는 나에게 있어 정말로 재미있는 소재였습니다.

 

이 소설을 읽을 때 미스테리 소설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소설은 2류 인생에 대한 고해서이자 찬사며 추모사입니다.

 

작품을 다 읽고도 묘한 여운이 남으며, 독서라는게 참 좋은 것이로구나 하는 작은 기쁨도 느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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