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 1 밀리언셀러 클럽 128
데이비드 웡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는 이 소설...정말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습니다.

 

좋게 표현하면 기존의 소설의 질서를 모두 부정하는 퓨전 호러 소설이고, 그냥 말하면 막장..., 나쁘게 말하자면 정말 뒤죽박죽...생각나는 대로 막 써버린 낙서같은 소설입니다.

 

총 2편으로 되어 있고 각각의 책 두께도 결코 만만치 않은 이 소설 전체가 이런 뒤죽박죽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보니 읽는 내내 혼란스러움과 당혹스러움이 생겼습니다. 스토리라고 해봤자 기껏해야 '두 얼간이가 자기도 모르는 본능으로 세상을 구한다'는 내용인데 이 걸 장장 2권에 걸쳐 거칠고 잔인하고 변태적인 표현들로 묘사를 해 놓으니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독자라면 아마 절반도 읽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이 미국에서는 무척이나 인기를 끌고 영화화까지 결정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의아스럽기는 한데 한편으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기서 결론. 이 소설은 호(好), 불호(不好)가 확실히 갈리는 소설이라는 것입니다.

 

나쁜 점이야 워낙 기존 소설들과 틀리고 위에서 정리했으니 이번에는 이 소설의 매력에 대해서도 한번 말해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숨쉴새 없이 터져나오는 데이비드 웡과 그 친구 존의 블랙 유머가 발군입니다. 너무 웃깁니다. 뇌 구조 자체가 보통 사람들하고는 다른 이 두 얼간이들이 어떤 괴물이나 4차원적인 존재들과 마주처도 유머코드를 잃지 않고 맞서는 모습은 꽤나 재미있습니다. 특히 이상한 세계에 들어가 두 사람과 견공 몰리가 벌이는 신경전(스포일러 상 내용은 생략^^)은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얼마나 이 소설이 웃기는 소설인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다음은 상당한 작가의식입니다. 이 막장 소설에 왠 헛소리냐고 할 수 있겠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여기저기서 현대 미국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꽤나 냉정히 박혀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시사적이고, 미국의 사회적인 병들을 비꼬고 있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끝으로 정말 아무생각 없이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소설을 읽을 때 다른 미스테리 처럼 전후좌우를 생각하고, 각 등장인물과의 상관관계나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등등에 관해 고민하며 읽다가는 결국 책장 덮을 일 밖에 없습니다. 그냥 쭉 괴상한 호러영화 보듯이 쭉 읽다보면 재미있는 결론이 나옵니다. 저는 의외로 1,2편 중 2편이 더 재미있더군요.

 

세상 살다보니 이런 책도 보는구나 생각이 듭니다. 영화화 된다는데 영화는 책보다 훨씬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작가가 막 생각해낸 여러가지 비주얼이 요즘 디지털 기술로는 얼마든지 실감나게 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화 되면 한 번 꼭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난생 처음으로 만난 막장 호러 미스테리^^ 모든 것을 버리고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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