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의 쥐
이은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제가 <이은>작가를 알게 된 것은 공교롭게도 책이 아닌 방송에서였습니다. 아마 무슨 여행 다큐였던 것 같은데 동남아인지 중국인지를 여행하면서 소개하는 다큐 프로그램이었는데 거기에 나온 본이 이은 작가님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왜 이렇게 잘 기억하고 있냐면 당시 이름 옆에 시인, 여행작가, 교수 이런게 표시된 것이 아니라 추리소설작가로 나와서 선명하게 기억하게 된 것이지요.

 

그러다 저러다 시간은 가고 우연히 발견하게된 이 소설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5년전에 출간된 작품이었지만 위와같은 인연(?)도 있고 해서 상당한 기대감을 안고 작품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미술작품에 남겨진 숨겨진 코드를 통해 범인을 찾는다는 점에서 추리소설 본연의 매력도 두루 갖추고 있고, 납치와 살인ㆍ진실을 쫓는 주인공 남녀ㆍ형사의 등장ㆍ비리를 추적하는 기자ㆍ미술계의 광범위한 비리 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미스테리 영화를 보는 듯한 역동성도 뛰어난 작품입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 수록 한가지 당혹스러운 점은 작가가 원래 미술을 전공했고, 그에 따라 미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동서양을 넘나드는 사례를 통해 현재 국내외 미술계에 대한 냉철한 비판을 가하는 부분이 너무 인상적이었는지 작품에 몰입하면 할 수록 정작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약해진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 책의 형식은 추리소설이지만 정작 주제는 미술계에 대한 고발과 각성, 그리고 미술을 바라보는 우리와 같은 일반인에 대한 훈훈한 조언으로 귀결됩니다. 이러한 느낌은 한편으로는 예술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준 작가에 대한 고마움을 느낌과 동시에 추리소설로서의 관심도는 다소 떨어진다는 생각을 동시에 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일반인들은 상당히 생소한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도 힘이되고 작가의 미술관과 미술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 현재 미술계에 대한 문제가 무엇인지...예술은 과연 무엇이고, 우리 일반인들은 과연 예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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