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잠들지 않는다 - 제4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수상작
양지현 지음 / 노블마인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오리지널 한국 미스테리 작품을 읽어보았습니다. 작품의 재미를 떠나 토종을 접했다는 뿌듯함과 너무 오랫동안 국내 작품을 외면해 온 것에 대한 죄책감에 살짝 시달려 봤습니다.

 

시간은 부족하고, 서양과 일본의 유명 작품들의 출간도 넘쳐나다보니 솔직히 국내 미스테리 작품들은 자꾸 구매목록에서 뒤로 밀리는 것 같아 스스로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과감이 구매해 읽었던 <기억은 잠들지 않는다>! 과연 이 작품은 나의 기대를 충족시켰을까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명작은 아니지만 충분히 미스테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역작입니다. 양지현 작가님 대단하시군요. 아마 얼마 안 있으면 국내 미스테리 독자들의 마음을 설러게 할 작품을 남기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 작품의 매력은 제목에서 풍기는 몽환적인 뉘앙스와는 달리 의외로 철저한 추리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작품 역시 우리나라 영화나 소설에서 두드러지는 복잡한 사회문제 같은 이러한 것들을 무리하게 떠 안고 표류하다 묘한 결론으로 끝나지 않을가 우려했는데 아주 참신하게 추리소설 - 그것도 'Who done it?'이라는 추리소설의 기본에 상당히 충실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높게 사고 싶습니다.

 

"범인이 끝까지 누구냐?"를 두고 더욱 진한 트릭으로 독자를 헤매게 했다면 더 좋은 작품이 되었을 텐데 조금 보이는 것이 흠이라면 흠입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미 한 군데로 가고있음을 바로 눈치챈 이후에 궁금해지는 것은 이제 "그렇다면 도대체 왜?" 입니다.

 

여기에 대한 답을 보여주는 스토리라인 역시 무척이나 탄탄합니다. 다만 사건의 발단이 너무 낮익은 주제라 다소 식상하긴 합니다만 여기저기 의외성을 삽입하고, 곳곳에 과거와 현재를 절묘히 매칭하는 기법은 상당히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지만 흐름은 상당히 신속하고 빠르며 복잡하지 않습니다.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앞서 말한 범인에 대한 점을 비롯해 너무 머리아프지 않은 평이한 전개와 등장인물들의 어색한 행동들입니다. 조금만 더 치밀하게 다듬었으면 더 좋은 작품이 되었을 것 같은데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분량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내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국내 미스테리의 가능성과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더 한 걸음 나아가게 하는 것은 바로 작가와 독자 모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저 역시 독자의 입장에서 국내 미스테리 발전을 더욱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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