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녀들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서유리 옮김 / 뿔(웅진)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정말 많은 미스테리를 접하고 또 접해도 읽을 때마다 갈수록 재미있는 작품들이 나와주니 독자로서는 무척 행복할 따름입니다. 역시 인간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요? 아마도 무한하다가 정답일 것입니다.

 

이 소설은 사이코패스를 다루는 미스테리입니다. 하지만 양들의 침묵처럼 사이코패스가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지는 않습니다.

 

도리어 이 소설의 핵심인물은 바로 앞을 보지 못하는 동생이 자기때문에 실종되어버렸다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막스입니다. 동생을 향한 그의 놀라운 집념과 순수한 마음이 왠지 이 소설의 키워드가 되었고, 가슴 찡한 감성적인 느낌마저 갖게 해줍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면...그것도 자신의 실수때문에...아마도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사이코패스가 왜 사이코패스가 되었는지 다루지 않습니다. 도리어 막스의 입장에서 이러한 인위적인 '납치'라는 범죄로 인해 남겨진 사람들이 어떠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지의 모습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현재 일어난 맹인 소녀의 실종 사건은 놀랍게도 막스의 과거와 데자뷰가 되어 그를 다시금 사건 현장으로 발을 내딛게 하고, 여형사 프란치스카와 함께 점점 진정한 사이코패스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처음에는 다소 슬프기까지 한 잔잔했던 소설이 사이코패스의 실체가 드러나는 후반부부터는 그야말로 책장을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급박하게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정말 제 개인적으로는 한 장 이후가 어떻게 될 지 몰라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책을 읽어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후반부의 가독성은 그야말로 마하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가 <안드레아스 빙켈만>은 우리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작가이지만 제 느낌으로는 앞으로 이 사람의 이름을 자주 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유럽 쪽의 걸출한 작가들의 뛰어난 작품이 이렇게 계속 나와주니 독자로서도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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