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즌 트릭
엔도 다케후미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여기 또 하나의 놀라운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이 있습니다.

 

읽고 난 다음 오는 충격의 강도를 역대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들과 비교해 본다면 <13계단><천사의 나이프>에 버금가는 작품이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대단한 작품을 만났다는 생각이 듬뿍 듭니다.

 

책의 분량이 다른 소설보다 적기는 하지만 저는 지난 현충일 오후부터 읽기 시작해서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중간에 잠을 청해봤는데 결말이 궁금해서 잠이 안와 결국은 다 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지금 정신이 조금...몽롱합니다.

 

<프리즌 트릭>은 본격 미스테리의 요소가 가미된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 자세히 말한다면 한 사회파와 본격의 비율이 6:4정도...교통사고 쌍방 과실에서 잘 나오는 숫자죠? 이 소설도 보험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작가인 <엔도 다케후미>는 오랜 세월을 보험회사에서 근무한 보험통이기에 교통사고에 대한 소설 속의 지식은 타의 추종을 불후할 정도로 세부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수감된 사람들의 수감모습과 더불어 아주 철저히 검증된 사실을 바탕으로 소설이 만들어져 있어 더욱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소설은 교도소 내에서 벌어진 밀실살인 사건의 해결 과정에서 일본의 제도와 사회를 분석하는데 무척이나 치중합니다. 교도소 문제, 관련 법에 대한 고찰, 음주운전으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와 사고로 가정이 파괴되어 버린 가해자, 어느 사회나 끊이지 않는 비리문제, 경찰과 검찰의 내부적인 갈등....어찌보면 작가는 이 작은 분량의 소설 속에 꽤나 많은 이야기가 하고 싶었나 봅니다. 66년생이라는 적지않은 나이에 도전한 란포상...아마도 일이년 준비가 아닌 꽤 오랜 시간을 공들여 집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격 미스테리의 요소 또한 흥미진진합니다. '란포상 사상 최고의 트릭'이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하는데 모든 트릭이 그렇듯이 알고나면 그다지 별 것 아니라 치부할 수도 있지만 알기 전에는 도저히 풀 수 없을 것만 같은 수준높은 트릭입니다. 게다가 범죄현장이 일거수 일투족이 공개되는 형무소라는 점이 트릭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모든 작품에는 단점이 있듯이 이 작품에도 단점은 존재합니다. 단점이라기 보다는 조금 아쉬운 점이라고나 할까요.

 

그것은 바로 결말인데요...반전이긴 하지만 왠지 지금까지 소설을 읽으며 걸어온 과정이 조금은 허무해지는 느낌...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는 공포영화 결말 같은 반전은 좀 싫었습니다. 그러나 관점의 차이에 따라 이 또한 수준급 반전이긴 합니다.

 

갈수록 진화되는 미스테리 앞에 독자로서도 더욱 머리를 갈고 닦아야 겠다는 생각! 가져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