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켄-좌충우돌 공대생들의 청춘예찬

키켄 ㅣ 스토리콜렉터 1
아리카와 히로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1년 1월

표지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전개...'이거 일 내겠군!' 했더니 역시나 재밌네요^^ 게다가 남자들의 이야기...뭐 야쿠자나 이런 남자들의 무거운 이야기는 아니고, 세이난 공과대학 즉 공대생을 주축으로 하는 청춘예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대하면 왠지 금녀의 구역 같은 느낌이 들죠. 그리고 이상하게 공대생하면 여자들과는 학창시절에 인연이 없는 것 처럼 그려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만의 끈끈한 정은 여느 단과보다 강하기도 합니다.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키켄>은 우리나라 말로 하면 기연, 즉 기계 연구를 의미하는 단어로 세이난 공과대학에서도 유별난 기계연구회 동아리입니다. 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것은 유나바머 우에노와 대마신 오오가미...작명 센스도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듬직한 1학년생 이케타니와 가겟집 아들 모토야마외 기타 키켄 동아리 회원들이 엮어가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에피소드별로 펼쳐집니다.

아주 가볍고 즐겁게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매 에피소드는 연작 형식으로 되어 있고 모토야마의 1학년부터 2학년때까지의 학창시절 있었던 즐거웠던 추억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작품 자체의 재미도 뛰어나지만 우리 모두가 학창시절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기 때문에 왠지 모르게 나도 대학 때 이런 일이 있었지 하며 더욱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작품을 다 읽고 나니 왠지 예전 학창시절 선술집을 전전하던 친구들, 축제때 식자재를 자전거로 운반하던 기억들, 풋사랑에 가슴아파했던 일 등 정말 예전 대학시절이 많이 생각나더군요. 이제는 이미 오래전 기억이 되어 버렸지만 저 역시 가끔씩 예전 열심히 활동했던 동아리 건물에 한번씩 가보곤 합니다. 이젠 누구도 아는 사람은 없지만 왠지 모를 추억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곤 합니다.

작품 다 읽고 해설보고 알았는데 작가 아리카와 히로가 여성?? 정말 재능이 뛰어난 분 작가로군요. 어떻게 이렇게 감쪽같이 남자들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래간만에 미스테리에서 한숨돌려 재미있고 즐겁게 읽었던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