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의 수수께끼 -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가 18인의 특별 추리 단편선 밀리언셀러 클럽 91
도바 료 외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청색의 수수께끼>와 <흑색의 수수께끼>에 이어 세번째로 <백색의 수수께끼>를 읽었습니다. 앞의 두 작품 역시 란포상 수상작가 각자의 색깔을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단편들이 가득했지만 이 <백색의 수수께끼>는 앞의 두 시리즈에 비해서 상당히 읽는 재미가 있었다는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특히 미스테리 소설의 측면에서 봤을 때 흑색과 청색이 다소 미스테리 장르에서 벗어나는 작품들이 꽤 있었다면 이 <백색의 수수께끼>는 상당히 미스테리 본연에 충실하는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그만큼 집중도 또한 높았던 것 같습니다.

<사령의 손>
작가 도바 료는 1990년 <검도 살인사건>으로 36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고, 이후에도 계속 검에 관련된 검호소설을 주로 집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작품역시 검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중간에 약간 박진감 넘치는 검과 몽둥이(?)의 대결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시대 추리극입니다. 마치 <한시치 체포록>을 읽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여기 수록된 네 작품 중에는 가장 정통 추리극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추리의 심도는 그렇게 깊은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흥미진진한 정도는 됩니다. 단편이기에 진행이 빨리 빨리 진행되고 내용이 재미있어 그야말로 순식간에 읽어버렸던 작품입니다.

<검찰수사 특별편>
작가 나카지마 히로유키는 1994년에 <검찰수사>로 40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고, 법률 서스펜스 소설을 지속적으로 집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작품역시 본인의 전공을 잘 살려 검찰과 경찰의 치열한 암투와 각성제를 중심으로 한 사건과 진실을 파헤치는 전형적인 서스펜스 미스테리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참으로  흥미진진합니다. 단순한 경찰의 내부 범죄인 것 같았던 사건은 어느새 북한까지 개입되는 국제적인 문제로까지 발전하고, 경시청을 중심으로 한 경찰의 압도적인 공권력 하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미녀 여검사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전개됩니다. 일본 소설의 단골소재인 경찰과 검찰의 갈등은 여기서도 소설의 재미를 더욱 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920을 기다리며>
작가 후쿠이 하루토시는 1998년 <Twelve Y.O>로 44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는데, 그 후로 모험소설작가로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오오야부 하루이코상, 일본모험소설협회 대상 등 굴지의 상을 휩쓴 면면히 화려한 작가입니다.

이 작품 역시 액션요소가 가미된 서스펜스입니다만 거기에 못지 않게 과거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요소도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일본 경찰의 비밀업무를 수행하는 가상의 조직을 설정하여 재미를 더하고 있고, 숨돌릴새 없는 액션의 전개가 일품인 작품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사건의 시작인 하나의 사건에서 유추해 나가는 추리와 이에 따른 반전은 본격 추리못지 않는 심도가 있습니다. 상당한 역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방탕아의 귀감>
작가 슈도 우리오는 2000년 <뇌남>으로 46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는데 현재 작가활동은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여기 소개된 네 작가 중 유일하게 란포상 수상작인 <뇌남>을 읽어보았는데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필력이 뛰어난 작가인데 좀더 많은 작품을 만나 보았으면 좋겠네요.

이 작품은 한 마디로 말하면 사이코 드라마 같은 느낌입니다만 추리소설 형식으로 따지자면 서술자의 트릭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긴 설명은 필요없을 듯 하구요, 아마 읽어보시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분량도 4개의 단편 중 가장 적고 작품 비중 역시 그렇게 크지 않으니 부담없이 읽으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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